하이퍼로컬 서비스, 신규 성장동력으로 주목
넥스트도어, 당근마켓 등 플랫폼 폭풍성장
구글, 메타, 네이버 등 검색 사업자도 눈독

/사진=넥스트도어 공식 블로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오프라인 기반의 생활 반경이 좁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동네 중심의 플랫폼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이퍼로컬(지역 밀착·동네 생활권)' 서비스는 커뮤니티 기능과 정보 공유, 중고 거래, 지역광고 등 비즈니스모델이 결합되면서 새로운 성장성을 가진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넥스트도어' 한국 '당근마켓' 등 플랫폼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메타, 구글, 네이버 등 검색 엔진 사업자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美부터 韓까지 '하이퍼로컬'에 빠졌다

2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하이퍼로컬 플랫폼의 기업가치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2011년 첫선을 보인 넥스트도어가 대표적인 하이퍼로컬 서비스다. 넥스트도어 사용자들은 이 회사의 플랫폼을 통해 이웃과 소통을 하거나 지역 소식, 생활 정보 등을 공유한다. 우리나라 당근마켓처럼 중고 거래도 이뤄진다.

넥스트도어는 11개 국가, 28만개 도시에서 6300만명에게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3가구 가운데 1가구가 이 플랫폼을 이용 중이다. 주간 이용자 수는 2018년 1330만명에서 2019년 1950만명, 지난해 2670만명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올해 3분기 현재는 3300만명 수준이다. 주간 이용자 한 명당 평균 매출은 2018년 3.83달러에서 2019년 4.23달러, 2020년 4.62달러로 증가했다.

한국도 하이퍼로컬 산업에 눈뜨기 시작했다. 당근마켓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근마켓은 2015년 7월 판교장터로 시작해 3개월 뒤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뜻을 담아 사명을 변경했다. 동네 주변의 세탁소, 농수산물, 부동산 등의 정보 공유와 지역 가게를 홍보가 가능한 ‘내근처’, ‘동네생활’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중고거래 뿐 아니라 지역 주민 간 커뮤니티 기능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총 가입자수는 2100만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 1000만명, 월평균 게시글 수 1300만건에 달한다. 특히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16년 8월 2만4000여명에서 지난달 1611만명으로 5년만에 670배 급증했다. 최근 당근마켓은 1789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며 몸값(기업가치)만 3조원을 넘겼다.

하이퍼로컬 서비스는 단순 광고 수익을 넘어 커머스, 결제 등 경제 활동까지 일어나도록 진화, 자사 플랫폼 중심의 온·오프라인 경제 생태계를 구축해 이용자 '락인효과'를 노릴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제 도구의 발전, 비대면 소통의 익숙함이 더해지면서 로컬 서비스가 글로벌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며 "하이퍼로컬을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들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각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당근마켓 공식블로그
사진=당근마켓 공식블로그

 


'검색 플랫폼'도 하이퍼로컬 金 캔다

차세대 하이퍼로컬 플랫폼은 '검색 엔진' 사업자가 발굴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코로나19 이후 주변 상권 검색 및 발견에 대한 수요가 확대하고 있는 탓이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규 성장 동력인 로컬 플랫폼에서도 기존 검색 엔진의 우위가 지속할 전망"이라며 "다만 일부 카테고리는 플랫폼으로 분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검색 플랫폼 구글은 하이퍼로컬 서비스 성장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구글 검색의 '주변 찾기; 검색은 전년동기대비 400% 증가했다. 기존 검색과 구글 지도만으로도 지역 광고 수익 역시 크게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광고는 하이퍼로컬 서비스의 대표적인 비즈니스모델(BM)이라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메타의 메신저 왓츠앱은 브라질에서 '주변 상권 검색 기능'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주변 호텔, 음식료품점, 옷가게 등 검색 가능해졌다. 추후 커머스 사업과 연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메타는 중고 거래 서비스인 '마켓 플레이스'를 출시한 바 있는데, 이와 연계 시너지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마켓 플레이스에서는 개인간 중고거래 뿐 아니라 중고차 거래, 부동산 정보 공유 등도 가능하다. 

한국 1등 검색 사업자 네이버 역시 하이퍼로컬 서비스 발굴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동네 이웃간의 더욱 활발한 소통을 지원하기 위해 이웃 서비스를 추가하고, 올해는 이웃간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이웃 톡' 서비스도 적용했다. 네이버카페에서 이웃 간 교류를 늘리며 플랫폼 전반에 로컬 접점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동네 시장' 서비스는 지역 맘카페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크게 인기를 끌기도 했다.

정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주변 상권 검색 및 발견에 대한 수요가 확대하고 있다"면서 "로컬 플랫폼 시장의 최대 수혜는 알파벳(구글)이다. 기존 검색과 구글 지도를 활용한 로컬 광고 호조로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했다. 이어 "위치기반 서비스 (LBS) 플랫폼의 경우 '발견'에 관한 니즈로 '의도'를 가진 '검색'과 차이가 있다. 미국 넥스트도어, 한국 당근마켓 등 서비스는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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