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테크M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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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활발해지면서 데이터는 비즈니스를 위한 필수 '재료'가 되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광고부터 서비스 및 상품 트렌드 예측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업은 기업 성장의 '핵심키'가 됐다.

최근 개인정보보호 정책 변화 등으로 기존에 데이터를 수집하던 '서드파티 데이터(쿠키)' 방식을 활용하기가 어려워지자 새로운 대안으로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가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CDP가 주목받는 이유

CDP는 기업 내 모든 고객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통합 관리·분석하는 '중앙저장소' 겸 '플랫폼'으로, 기업이 운영 중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웹사이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생성된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통합해 포괄적 가시성과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기업은 이같은 가시성을 바탕으로 개별 고객에 맞춤화된 광고, 서비스, 상품 제공을 구현하며, 참여도와 구매 전환율을 높일 수 있다.

CDP 이전에도 데이터 통합을 통해 이같은 이점을 구현할 수 있었다. '데이터 관리 플랫폼(DMP)'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DMP는 사용자의 웹사이트 방문, SNS 활동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익명 데이터 소스를 확보해 기업 마케팅 및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핵심은 '서드파티 데이터(쿠키)'다. 

퍼스트, 세컨드, 서드로 데이터 종류를 나누는 기준은 수집 주체다. 퍼스트파티 데이터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직접 수집한 고객 데이터이며, 세컨드파티 데이터는 다른 기업이 수집한 고객 데이터를 구매한 경우다. 마지막으로 서드파티 데이터는 특정한 주체가 아닌 인터넷 상 여러 소스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를 뜻한다. 쿠키는 웹 이용자의 흔적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웹 상에서 사용자가 남긴 모든 행동에 관련된 데이터를 말한다.

CDP 개념도/사진=NHN데이터 '다이티' 블로그
CDP 개념도/사진=NHN데이터 '다이티' 블로그

그간 기업은 주로 서드파티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광고 등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에 관련된 법과 정책이 '사용자 동의'를 구해야만 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며 사용에 제한이 걸렸다. 지난해 애플은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한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을 시행했다. 앱 설치 이후 사용자 동의를 받은 경우에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구글은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66%를 차지하고 있는 자사 웹브라우저 '크롬'에서 서드파티 데이터 사용을 오는 2024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드파티 데이터 수집과 활용이 제한되면 소비자 행동, 웹 이동 경로 등에 대한 추적이 어려워져 정확한 관심사를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며 "관심사 추적이 어려워지면 그간 개별 소비자에게 제공했던 맞춤형 광고 및 서비스 성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CDP 시장 뛰어드는 엔터프라이즈 기업들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직접 수집한 '퍼스트파티 데이터'로 눈길을 돌렸다. 퍼스트파티 데이터는 정보 수집 범위가 비교적 좁은 반면 데이터 정확도 및 신뢰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실제 고객이 가진 관심사나 특성을 파악하기 좋다. 그러나 대다수의 기업들은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축적만 하거나, 단순한 리포트 작성에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세일즈포스, SAP 등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SW 기업들은 자사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데이터 수집·분석·활용을 단일 플랫폼에서 구현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고객관계관리(CRM) 선두주자 세일즈포스는 지난 달 실시간 CRM 플랫폼 '지니(Genie)'를 발표했다. 하루 1750억개 이상 예측을 만들어내는 '아인슈타인 인공지능(AI)'와 '세일즈포스 CDP 커스터머 360'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현 상태를 대시보드에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초개인화 전략 구현은 물론, 상재된 데이터를 통합해 정확한 분석과 예측을 가능케 한다는 전략이다.

SAP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S·4 HANA'와 함께 CDP, 커머스 클라우드 등으로 구성된 고객경험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커머스 ▲고객 데이터 ▲세일즈 및 서비스 ▲마케팅 등 4대 솔루션을 바탕으로 국내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업과 조직이 개인 맞춤형 '고객 경험(CX)'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로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국내에서도 지난 5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NHN데이터가 CDR 사업을 전개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출시한 통합 솔루션 '다이티(Dighty)'를 중심으로 ▲웹 로그 분석 서비스 '에이스 카운터' ▲타깃 고객군 추출 솔루션 '다이티 오디언스 매니저' ▲타깃팅 배너 관리 솔루션 '다이티 캠페인 매니저' ▲외부 데이터를 구매할 수 있는 '다이티 데이터 마켓'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다이티는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 활용까지 비즈니스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데이터 관련 직무가 아닌 사람도 누구나 쉽게 원하는 데이터를 추출해 맞춤형 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다. AI 적용을 통해 데이터 분석도 자동화해 편의성을 높였다.

NHN데이터 관계자는 "다이티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개인화 맞춤형 마케팅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며 "개인정보보호 강화 흐름에 따라 서드파티 데이터가 제한되는 추세 속에서 CDP는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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