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NHN데이터 대표/사진=NHN데이터 제공
이진수 NHN데이터 대표/사진=NHN데이터 제공

요즘 대화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소재가 '성격유형검사(MBTI)'다. "MBTI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으며 상대방 성격을 파악하는 모습이 이제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처럼 트렌드로 자리잡은 MBTI는 사람의 성격과 성향을 16개 유형으로 나눈 일종의 '지표'로 각자 다른 특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고객데이터플랫폼(CDP) 브랜드 '다이티(Dighty)'를 필두로 국내외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NHN데이터는 이같은 MBTI 트렌드를 디지털 광고 솔루션에 접목했다. 고객 비즈니스 특성을 36개 유형으로 분류한 'DBTI(Dighty e-Business Type Indicator)'를 통해 맞춤형 광고 전략 수립 '도우미'로 나선 것이다.

이진수 NHN데이터 대표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구매고객, 구매금액, 재구매 주기, 로열 고객 기여도 등 몇몇 기준을 이용해 고객 타입을 분류하고, 결과에 따라 최적화된 전략을 제시한다"며 "다른 CDP 경쟁사들 대비 NHN데이터가 가지는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CDP 핵심은 '프로파일링'과 '고객 이해'

디지털 광고 시장은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정부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변화 등으로 그간 디지털 광고에 활용해왔던 '서드파티 데이터(쿠키)' 사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데이터 관리 플랫폼(DMP)'에 대한 대안으로 '퍼스트파티 데이터' 활용을 돕는 CDP가 유일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퍼스트, 세컨드, 서드로 데이터 종류를 나누는 기준은 수집 주체다. 퍼스트파티 데이터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직접 수집한 고객 데이터이며, 세컨드파티 데이터는 다른 기업이 수집한 고객 데이터를 구매한 경우다. 마지막으로 서드파티 데이터는 특정한 주체가 아닌 인터넷 상 여러 소스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를 뜻한다. 쿠키는 웹 이용자의 흔적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웹 상에서 사용자가 남긴 모든 행동에 관련된 데이터를 말한다.

CDP 개념도/사진=NHN데이터 제공
CDP 개념도/사진=NHN데이터 제공

CDP는 기업 내 모든 고객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통합 관리·분석하는 '중앙저장소' 겸 '플랫폼'이다. 즉,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수집한 서드파티 데이터 대신 자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웹사이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생성된 퍼스트 파티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고도화해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개별 고객에 맞춤화된 광고, 서비스, 상품 제공을 구현하며, 참여도와 구매 전환율을 높일 수 있다.

이 대표는 "구글이 서드파티 쿠키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을 당시 시장은 큰 충격을 맏았다"면서도 "그러나 시간이 지난 지금은 서드파티 데이터가 꼭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플랫폼에 들어온 고객을 더 잘 이해하는데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CDP의 핵심으로 '프로파일링'과 '이해'를 꼽았다. 여러 데이터를 통합한 후 프로파일링을 통해 개인화 마케팅을 구현하고, 성공 사례를 모아 통계적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점이 '키 포인트'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주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인공지능(AI)·머신러닝(ML) 기술을 적용해 미래 고객이 얼마의 매출을 일으킬지, 주요 고객이 어느 시점에 이탈할 것인지 등을 예측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를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와 이를 분석할 기술력, 분석 내용을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력 앞세워 2026년 글로벌 톱티어로 자리매김

이날 NHN데이터는 오는 2026년까지 데이터 테크 분야에서 글로벌 톱티어(Top Tier)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세일즈포스, SAP, 어도비 등 쟁쟁한 경쟁사들이 난립하는 CDP 시장에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부다.

출범 당시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던 NHN데이터는 지난 2020년 영국에 합작법인(JV) '뉴딥(NewDeep)'을 세우고 '오디언스 CDP(Audience CDP)' 서비스를 현지와 이탈리아 등에 제공 중이다. 향후 NHN데이터는 이를 교두보 삼아 미주 지역까지 진출한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그간 NHN이 쌓아온 데이터 분석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는 2026년까지 데이터 테크 분야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카페 24에 입점한 데 더해 내년 상반기 중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쇼피파이'에 입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내년 1분기 중 '구글 애널리틱스(GA)'와 연계해 다양한 행태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NHN데이터 AI박스 기술로 구현한 'DBTI' 서비스 예시/사진=NHN데이터 제공
NHN데이터 AI박스 기술로 구현한 'DBTI' 서비스 예시/사진=NHN데이터 제공

이같은 자신감의 원천은 바로 '기술력'이다. 영국 합작법인을 세우게 된 계기도 당시 NHN데이터와의 제휴를 위해 찾은 고객사가 '세그먼트' 기술을 보고는 원래 계약을 제쳐두고 스타트업 설립을 요구했던 일이 시작이었다.

현재 NHN데이터는 지난 2019년 출시한 통합 솔루션 브랜드 '다이티(Dighty)'를 중심으로 ▲웹 로그 분석 서비스 '에이스 카운터' ▲타깃 고객군 추출 솔루션 '다이티 오디언스 매니저' ▲AI 기술로 고객군을 분류·분석하는 'AI박스' ▲타깃팅 배너 관리 솔루션 '다이티 캠페인 매니저' ▲외부 데이터를 구매할 수 있는 '다이티 데이터 마켓' 등을 제공 중이다.

특히 NHN데이터가 강점으로 꼽은 점은 고객 상황별 맞춤형 전략 수립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AI박스를 활용해 고객 특성을 36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각에 최적화된 전략을 제시하는 '길잡이' 역할을 수행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비즈니스 목표가 같은 경우도 제시하는 솔루션과 전략이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두 회사의 목표가 '로열 고객 이탈 막기'로 동일해도 시점별로 실행해야할 전략과 이를 위한 솔루션을 다르게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AI박스로 고객의 목표와 특성 등을 분류, 분석한 후 여러가지 전략 중 같은 비용을 투입한다고 했을 때 가장 당시 시점에 적합한 방안을 제시한다"며 "어떤 고객인지에 따라 유형이 달라지기 때문에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NHN데이터가 접근하는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시장 경쟁 상황이 만만치 않지만 무조건 글로벌 기업들이 우리보다 더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협업을 진행 중인 다른 글로벌 기업들은 NHN데이터 기술력이 어디서도 흔히 보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어, 전체적 시장 상황을 잘 그리면 얼마든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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