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욱 SK(주) C&C CV 디지털그룹 매니저/사진=SK(주) C&C 제공
이상욱 SK(주) C&C CV 디지털그룹 매니저/사진=SK(주) C&C 제공

전세계적 감염병 사태 이후 기업들은 단순한 이윤추구를 넘어 지속가능한 경영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즉,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가치 생성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이 ESG 경영을 실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장 기업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벅찬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ESG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고 외치는 기업이 있다. 바로 SK(주) C&C가 그 주인공이다.

이상욱 SK(주) C&C CV 디지털그룹 매니저는 "ESG 중심 경영 패러다임으로 전세계 기업들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미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ESG 경영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

이 매니저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입사해 올해로 근무 20년차가 된 'SK맨'이다. 입사 후 그는 IT서비스 기획, 디지털전환(DT) 기반 비즈니스 모델(BM) 혁신 모델 설계, 공유 인프라 사업 등 그룹 내 다양한 IT 전략과제를 수행해왔다. 

지난해에는 SK(주) C&C에서 ESG 경영관리 포털 서비스 '클릭 ESG' 기획 및 구축에 참여했다. 현재는 클릭 ESG 고객 확보와 신규 서비스 개발을 수행 중이다.

그는 SK가 오래 전부터 ESG에 주목해온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종현 선대회장은 '기업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으로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신념 아래 숲과 인재양성에 집중해왔다. 지난 1972년 서해개발주식회사(현 SK임업)를 설립한 뒤 천안 광덕산, 충주 인등산, 영동 시항산 등을 사들여 국내 최초 기업형 조림 사업을 시작했다.

'클릭 ESG' 플랫폼 로그인 화면/사진=SK(주) C&C
'클릭 ESG' 플랫폼 로그인 화면/사진=SK(주) C&C

그 뒤를 이은 최태원 SK 회장 또한 ESG를 그룹 핵심 성장동력원으로 삼고 경영 전반의 혁신을 추진하는 등 선제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RE100'에 국내 기업 중 최초로 가입하며, 2050년 이전에 '넷제로'를 조기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이 매니저는 "굳이 ESG라는 용어가 아니더라도 SK는 ESG 경영을 선도적으로 수행해오고 있는 그룹"이라며 "기업이 ESG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경영 패러다임의 무게 중심이 ESG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투자 가치 판단에 ESG가 반영될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은 수출 기업에 ESG 실사 등 다양한 규제를 적용 중"이라며 "ESG 등급이나 공급망 ESG 관련 증빙을 요구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고, 투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로 ESG는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고 부연했다.

즉, ESG가 투자, 소비, 구직 등을 결정하는 중요 잣대로 자리잡은 만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ESG는 선택을 넘어 필수적으로 도입해야한다는 설명이다.


클릭 ESG로 '엔드-투-엔드' 지원

SK(주) C&C는 '클릭 ESG' 서비스를 통해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들도 쉽게 ESG 경영을 도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클릭 ESG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로 초기 시스템 구축 비용 부담이 적다.

뿐만 아니라 ESG 수준진단, 개선과제 도출, 세부 실행 계획 수립 등 주요 컨설팅사들이 진행하는 기업 ESG 컨설팅 과정 또한 모두 시스템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이 매니저는 "클릭 ESG 플랫폼을 통해 ESG 수준 분석 및 개선과제 도출 등 컨설팅을 진행할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리포트를 받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한 베네핏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능적 측면에서도 크게 두가지 강점이 있다. 먼저 클릭 ESG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진단 체계를 갖고 있다. 주요 공시기관 및 평가기관 지표를 분석해 핵심지표를 도출했으며, 국제 산업 분류 표준에 맞춰 산업별 공통·특화 지표, 정량·정성 지표를 구성했다. 또 관리 수준에 따라 이 지표들을 또 한번 분류했다. 이를 통해 SK(주) C&C는 실제 평가 기관보다 더 보수적으로 점수를 산출한다. 난이도 높은 모의고사를 치르고 나면 실제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는 것과 동일한 원리다.

클릭 ESG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공급망 ESG' 서비스 개념도/사진=SK(주) C&C
클릭 ESG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공급망 ESG' 서비스 개념도/사진=SK(주) C&C

두번째 강점은 공급망 ESG에 대한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점이다. 클릭 ESG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기업 한 곳을 진단하는 'ESG경영관리 서비스'와 하나의 기업이 관련된 협력사를 진단하는 '공급망 ESG' 서비스가 있다. 공급망 ESG 서비스는 원청사의 공급망 리스크 관리 뿐만 아니라, 협력사 ESG 수준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도록 수준 진단과 개선 가이드까지 제공한다. 이를 통해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과 협력사가 함께 상생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현재 이 회사는 다양한 산업에서 ESG 경영을 전파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견기업 연합회 회원사 '한국야금'에 서비스를 공급했으며, 약 4개월 뒤에는 진단 및 컨설팅 결과 보고까지 완료했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 ESG 경영 확산을 위한 'ESG 컨설팅 얼라이언스'를 체결하고, 회원사 5곳과 계약을 체결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향후 SK(주) C&C는 기능 고도화 및 가치 측정 기준 수립 등을 통해 국내 ESG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능 고도화의 경우 ▲넷제로 관리 기능 ▲공급망 ESG와 연계한 온실가스 '스코프3(Scope3)' 관리 기능 ▲거버넌스 영역 신규 기능 등을 통해 '엔터프라이즈 ESG' 솔루션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또 기업들이 제공하는 ESG 진단 데이터를 축적해 기업 신용평가 산정에 활용하거나, 투자자들의 직접 투자 또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활용해 ESG 경영과 투자가 선순환되는 구조 수립에 나선다. 또한 SK가 추진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 측정과 화폐화 환산을 국내에 확산 적용한다. 현재 SK는 '밸류 밸런싱 얼라이언스'라는 글로벌 단체에서 사회적 가치를 화폐 가치로 환산하는 기준을 수립 중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재무 공시를 하듯, ESG 공시에 정확한 사회적 기여 수준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매니저는 "클릭 ESG의 비전은 건전한 기업이 성장하는 국내 ESG 선순환 생태계 조성"이라며 "기업 ESG 경영을 위한, 협업을 통해 좋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네비게이션'이 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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