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연일 자금이 밀려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패션 데카콘' 무신사의 기업공개(IPO)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무신사가 올 3분기 누적 연매출이 1조원에 육박, 압도적 성장세를 이어가며 해외 시장에서도 무신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논의한 가운데, 연말까지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내년 상장을 유력하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외 주요 증권사가 모두 달려든 가운데, 시장에선 10조원 이상의 몸값을 예상하고 있다.
이미 실적 측면에서 10조원의 몸값을 증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신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00억원대로,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간(8196억원) 대비 18.7% 늘어난 수치다. 무엇보다 무신사는 온오프라인에서 고른 성장을 앞세워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현재 추세라면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연 매출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시장에선 무신사가 국내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의 성장과 해외 진출까지 도우면서 뷰티 업계의 올리브영이나 실리콘투처럼 패션 업계 내에서 상징적인 위치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케이판 데몬 헌터스의 흥행으로 한류 열풍이 다시 일고 있는데다, 중화권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지로 무신사가 꼽히며 숫자 뒤에 숨어있는 밸류에이션을 봐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의 경우 외국인 매출 비중이 지난 2023년말 15%에서 올해 2분기 47%로 크게 늘었다. 무신사는 성수동을 기점으로 홍대, 명동, 한남, 강남 등 서울 시내 주요 관광 활성화 지역에 전략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국내외 방문객이 크게 늘어나며 올해는 30여개 오프라인 점포에서 상반기 동안 판매액 1000억 원을 돌파,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무신사는 오프라인 거점을 확대하기 위해 무신사 스탠다드 더리버몰 강동, 무신사 스탠다드 스타필드마켓 일산, 29CM 이구키즈 성수, 29CM 이구어퍼스트로피 성수 등 꾸준히 신규 매장을 열고 있다. 브랜드 유통 전문 자회사인 무신사 트레이딩을 통해 언더커버, 와이쓰리(Y-3)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한국 공식 오프라인 매장도 선보였다.
또 무신사는 3분기에 글로벌 패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도 단행했다. 특히 지난 9월에 중국 최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이커머스 플랫폼인 티몰(Tmall)에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10월에는 무신사 스토어 공식몰도 개점했다. 오는 12월 중국 상해에 무신사 스탠다드 해외 1호 매장과 K-패션 브랜드를 소개하는 무신사 스토어 상해 편집숍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오프라인 시장도 본격 공략할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무신사는 3분기 글로벌 핵심 거점 지역인 일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도 집중적으로 단행했다. 지난 10월에 도쿄 시부야에서 80여 개 국내 브랜드를 소개하는 팝업 스토어를 3주간 진행하기 위한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했다. 무신사와 이달 초 연동한 현지 최대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인 조조타운과의 협업을 위해 시스템 개발, 운영 등에 필요한 지원도 늘렸다. 글로벌 마케팅을 확대한 결과 무신사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패션 수출액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무신사는 K패션의 올리브영이자 실리콘투로서 전통 채널과는 차별화된 성장세를 이어가며 선전 중"이라며 "글로벌 스토어와 오프라인 등에서 해외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레거시 유통·패션 업체들과 차별화된 실적을 보여줄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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