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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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사건사고 이후 변화를 외치고 있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첫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간 게임 이용자와의 접점이 없었던 게임위가 시대에 맞는 변화를 위해 게임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나선 모습이다.

처음 게임 이용자들은 만난 게임위는 게임 이용자들의 비판과 질타를 수용하고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소통 과정에서 게임위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 가운데 게임 이용자 게이머 커뮤니티가 바뀔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와 이목을 끌었다.


게임 이용자 불만 봇물...게임위는 적극 수용

17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이번 간담회는 약 20여명의 게임 이용자가 참석했다. 이날 게임위는 게임 이용자들의 강도 높은 비판에도 이를 수용하고 변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버츄얼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힌 한 게임 이용자는 직권재분류, 위원 위촉 등 게임위를 전반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블루 아카이브를 거론하며 "위원 직위에 있으신 분들이 게임 플레이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다"며 "이는 서브컬쳐 게임에서 흔한 것이다. 전문가라면 절대 청소년이용불가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을 뽑을 때 중소규모 게임사 대표라든지 게임 이용자 폭을 넓혀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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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게임위 관계자는 "최근 의견을 수렴하면서 게임에 전문성있는 분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경력이나 전문성 높은 분들이 풍부해질 수 있도록 건의중이다. 최대한 취지에 맞춰서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녀전선'을 즐기고 있다고 밝힌 이용자는 소녀전선이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받은 것을 비판했다. 지적 받은 부분을 고치면서 이용등급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는데 오히려 등급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게임회사에 재직중이라는 이용자는 자사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이 침해 당했는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게임위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서도 게임위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해 이후 자세히 설명드리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게임 이용자, 게임위 잘하라는 응원도

반면 게임 이용자 커뮤니티를 비판하고 게임위의 변화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이용자도 있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게임 이용자는 "게이머 커뮤니티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속성을 잘 알고 있다"며 "예를 들어 스팀에 포르노 수준의 게임이 있다는 말은 현실인데 그것을 스팀 게임은 포르노라고 딱 바꿔 원색적인 비난을 가하는게 게이머 커뮤니티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홈페이지

특히 그는 "게이머 커뮤니티가 소통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다수 주류는 오히려 소통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이머 커뮤니티에서 다뤄지는 게임위 관련 이야기들이 왜곡되거나 확대해석 된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어 "게임위가 반박할 수 있는, 수치로 된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를 활용하는 것이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게임위 관계자는 "아직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면서 "실제로 온라인 게임 중 선정성·폭력성이 있다고 해도 게임의 맥락에서 검토해서 20건 정도 등급을 하향한 것도 있다. 게임에 대해 친화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또 다른 게임 이용자는 "게임위가 대내외적으로 변화를 준비하는 모습"이라며 "게임위가 이용자의 중요성 다시 느끼는 것 같고, 추진하는 변화도 이용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에 게임위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소통의 시발점이다. 올해 이용자 간담회를 내실 있게 가져가려고 한다"며 "등급분류 규정도 시대와 환경에 맞게 많은 의견 들어야 하고, 시대와 환경에 맞게 일부 변화돼야 할 기준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군분투 게임위...전문가 확보하고 소통강화한다

한편 이날 게임위는 게임위가 한해 심사하는 게임은 전체 게임중 0.06% 뿐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등급분류된 102만3103개 게임중 게임위가 등급분류를 한 게임은 684개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게임은 민간에서 등급분류를 진행하고 사행성이 높은 게임만 게임위에서 들여다 본다는 설명이다.

김진석 게임위 경영지원 본부장은 "등급경계 게임물들이 있어 사후 관리 어려움이 있다"며 "직권재분류 전문가 풀 넓히고 있다. 이용자 추전 전문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게임위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이용자들과 약속한 것들을 차근차근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오는 2월 내에 등급분류 규정의 가독성을 높여 홈페이지에 개시할 계획이다. 또 이용자 간담회를 전국을 돌며 분기에 한번씩 열고, 등급분류를 이용자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아울러 등급분류 거부나 취소시 소명 기간을 7일에서 10일로 늘렸다.

게임위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이용자들이 참여할 통로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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