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이미지 / 사진=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홈페이지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이미지 / 사진=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홈페이지

지난해 자율등급분류제도를 악용해 플레이 투 언(P2E) 게임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무돌삼국지)'를 국내 서비스하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철퇴를 맞은 나트리스가 또 다시 P2E 게임을 국내에 서비스하고 있어 논란이다.

P2E 요소를 뺐다던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L(무돌삼국지L)'에 편법으로 코인 교환 시스템을 연동하고 있는 것. 게임과 지갑을 직접 연결하는 대신 구글계정을 연동하게 함으로써 게임 밖에서 코인 교환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편법 운영은 최소 석달이 넘은 것으로 보이지만 게임위는 이같은 사실을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

테크M의 취재가 시작되자 게임위는 VPN을 사용한 해외 콘텐츠 이용이기 때문에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시 돌아온 P2E '무돌삼국지L'

11일 테크M 취재 결과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 무돌삼국지L의 재화(무돌조각)를 무돌2(MUDOL2)라는 가상자산으로 교환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돌삼국지L은 지난해 무돌삼국지를 서비스하다가 게임위 철퇴를 맞은 나트리스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게임으로 무돌삼국지에서 P2E 요소를 뺀 버전이다.

무돌삼국지L 인게임 / 사진=무돌삼국지L
무돌삼국지L 인게임 / 사진=무돌삼국지L

하지만 나트리스는 무돌삼국지 논란이 가라 앉은 이후 편법을 사용해 무돌삼국지L에 P2E 요소를 부활시켰다. 게임위의 규제에 걸렸던 무돌삼국지와 다르게 인게임에서 지갑을 연동하는 것이 아니라 VPN을 이용해야만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에서 구글계정과 가상자산 지갑을 각각 을 연동하도록 했다. 구글계정을 연동하면 계정이 가지고 있는 게임 재화 무돌조각을 확인할 수 있고 무돌2로 바꿀 수 있다.

무돌삼국지L 재화 무돌조각 교환을 지원하는 홈페이지 / 사진=히어로 블레이드 쓰리 킹덤즈 홈페이지
무돌삼국지L 재화 무돌조각 교환을 지원하는 홈페이지 / 사진=히어로 블레이드 쓰리 킹덤즈 홈페이지

테크M은 무돌조각 79개를 가지고 있는 한국 서버 계정으로 직접 확인해봤다. 무돌삼국지 코인 스왑 홈페이지에 구글계정을 연동하자 서비스서 무돌조각 79개를 보유중이라고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소 무돌조각 500개부터 교환이 가능하고, 약 7개의 무돌조각이 1개의 무돌2와 교환된다. 교환한 무돌2는 연동한 가상자산 지갑에 입금해주는 구조다. 현재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MEXC에서 무돌2는 개당 약 0.05USDT에 거래되고 있다. 약 70원 수준이다. 


또 꼼수·편법 쓰는 나트리스

나트리스는 지난해에도 P2E 요소를 적용한 게임 무돌삼국지를 국내에 출시한 바 있다. 자율등급분류제를 악용해 게임위의 눈을 피한 것. 이에 무돌삼국지에는 하루 20만명 이상의 게이머들이 모였고, 무돌삼국지 구글플레이 매출순위는 1주일 이상 10위를 유지했다. 게임업계는 구글플레이 매출 10위 게임의 일매출을 약 1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10년전 출시된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재탕해 짧은 기간 동안 높은 수익을 올린 것이다. 지난 2013년 출시된 무돌삼국지L의 원작 '무한돌파 삼국지'는 퍼플랩이 개발하고 나트리스가 서비스했다. 나트리스는 퍼플랩과 파티게임즈의 멤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무돌 삼국지 공지사항 / 사진=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네이버 카페
무돌 삼국지 공지사항 / 사진=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네이버 카페

이에 당시 게임위는 사행성을 이유로 등급분류 취소 확정이라는 철퇴를 내렸다. 게임 서비스 중단을 통보한 것. 당시에도 업계에서는 서비스 중단이 예상됨에도 P2E 요소를 앞세워 이용자를 끌어모은 회사에 대한 비판이 상당했다. 법을 준수하며 사업하는 선의의 게임사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사들의 꼼수와 편법 경계해야 알아서 하지 말아야한다"며 "대다수 선량한 게임사들이 모두 악의 집단으로 취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 전체를 위해서라도 게임사에서 스스로 자제를 하고 편법·탈법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손 놓고 있는 게임위...VPN 써서 규제 안된다?

그런데 게임위는 무돌삼국지L의 '꼼수'에 이렇다 할 대처를 하지 않고 있다. 테크M 취재 전까지, 게임 내 재화를 가상자산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테크M의 문의에 게임위는 "환전이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콘텐츠 이용이기 때문에 규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 사진=이소라 기자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 사진=이소라 기자

사행성을 이유로 P2E 게임을 금지해왔던 게임위가 VPN을 이용해 해외서 환전이 이뤄진다고 규제가 어렵다는 답을 내놓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같은 게임위의 태도가 업계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게임 서비스는 국내에서 하고 환전은 해외에서 해도 된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무돌토큰 교환 구조 / 사진=사진=히어로 블레이드 쓰리 킹덤즈 홈페이지
무돌토큰 교환 구조 / 사진=사진=히어로 블레이드 쓰리 킹덤즈 홈페이지

해외에서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한 게임사 관계자는 "규제를 피해서 해외에서 환전 하는 것을 그냥 두면 이를 악용하는 업체들이 계속 등장할 수 있다"며 "단순한 금지보다 우회하거나 악용할 수 있는 것들까지 구체적으로 봐줄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추후 블록체인 게임이 허용됐을 때도 건강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교수는 "이같은 술래잡기가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사행성 이슈로 막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차원으로 접근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