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권을 받기 위해 GDC 2023 참가자들이 길게 늘어섰다. / 사진=이성우 기자
입장권을 받기 위해 GDC 2023 참가자들이 길게 늘어섰다. / 사진=이성우 기자

글로벌 최대 게임 개발자 축제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23'이 5일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종식 국면에 다다르면서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GDC 2023을 찾았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GDC의 주요 키워드로는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블록체인이 꼽혔다.


이번에는 성공할까...성큼 다가온 VR게임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24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GDC 2023의 주인공 중 하나는 VR 게임이었다. GDC 2023 콘퍼런스 세션은 게임 오디오부터 그래픽, 퀘스트, 커뮤니티, 블록체인 등으로 다양하게 채워졌지만, 지난 22일(현지시간) 시작한 GDC 엑스포는 VR 게임이 점령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GDC 2023 엑스포에서 기자가 스마일게이트의 VR게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시연하고 있다. / 사진=허준 기자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GDC 2023 엑스포에서 기자가 스마일게이트의 VR게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시연하고 있다. / 사진=허준 기자

메타, 소니, 에픽게임즈, 유니티, 피코 등 주요 기업들이 VR 게임을 시연할 수 있는 부스를 만들었고, 시연대는 참관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모두 얼굴에 VR 기기를 착용하고 허공에 손짓을 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그간 기기의 한계와 낮은 게임성으로 한계에 부딫쳤던 VR 게임이 진일보된  VR 기기의 등장과 그에 맞는 게임성을 가진 VR 게임의 등장으로 VR게임 대중화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렸다.

아울러 국내 게임사들도 이에 빠지지 않았다. 스마일게이트는 VR 게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GDC 엑스포서 처음 공개했다. 다른 VR 게임과는 게임성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토종 기업인 픽셀리티게임즈 역시 VR게임 시연을 선보였다.


챗GPT가 일으킨 AI 바람, GDC에도 불었다

올해 초 챗GPT가 일으킨 AI 바람은 GDC에도 불었다. 콘퍼런스에 'AI 서밋'이 따로 편성돼 11개 이상의 세션이 열린 것이다. 스퀘어 에닉스, 로블록스 등 다양한 게임사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AI 서밋 세션에 참여해 AI 관련 지식을 나눴다. 특히 로블록스가 진행한 '생성형 AI로 콘텐츠 제작 향상' 세션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 일부 참관객은 세션에 열리는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디지털휴먼으로 영상에 등장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허준 기자
디지털휴먼으로 영상에 등장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허준 기자

또 에픽게임즈가 GDC 기간에 개최한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State of Unreal) 행사에서는 언리얼엔진 5.2를 발표, AI 기술을 적용해 사물에 맞는 환경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특히 에픽게임즈의 행사장에는 디지털 휴먼으로 탄생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등장해 신작게임 '프로젝트M'을 소개하기도 했다.

유니티 역시 메타휴먼 제작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니티는 머신러닝으로 만들어진 지바다이나믹스의 툴을 통해 메타휴먼의 표정을 순식간에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메타휴먼 제작 선도기업 온마인드는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메타휴먼 Y와 TK를 선보였다. 


변방에서 주류로...GDC 침투한 블록체인 게임

지난해 모스콘센터 밖에서 고군분투 하던 블록체인 게임은 이제 완전히 행사장 안으로 침투해 주류가 됐음을 알렸다. 먼저 GDC 2023의 주요 파트너사들 중 무려 3개사(위메이드, 폴리곤, 갈라)가 웹3.0 기업이었을 뿐만 아니라, 콘퍼런스 세션에 '웹3.0 서밋'이 따로 준비돼 블록체인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23 부대행사인 GDC 엑스포에 대형 전시부스를 꾸린 위메이드. 관람객들이 위메이드 부스를 체험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허준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23 부대행사인 GDC 엑스포에 대형 전시부스를 꾸린 위메이드. 관람객들이 위메이드 부스를 체험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허준 기자

더욱 주목할 점은 이번 GDC 2023에서 블록체인 게임 이슈를 주도한 게임사들이 대부분 한국 게임사라는 점이다. 위메이드는 2년 연속 주요 파트너사로 참여해 콘퍼런스 세션 강연은 물론 GDC 엑스포에서도 거대 부스를 마련해 블록체인 게임을 알렸다. 위메이드의 부스에는 블록체인 게임에 관심이 있는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은 GDC 2023에서 블록체인 게임을 같이 만들어갈 파트너사를 공개하고, 넥슨이 만들어갈 블록체인 게임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컴투스 또한 웹3.0 서밋에 참여해 글로벌 흥행 중인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에 게이머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VR ▲AI ▲블록체인으로 샌프란시스코를 뜨겁게 달군 GDC가 내년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샌프란시스코(미국)=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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