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관리 솔루션 기업 글래스돔이 제조기업의 공급망 탄소배출 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관리할 수 있는 혁신 솔루션을 선보였다.
글래스돔은 이달 17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산업기술 전시회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제조현장의 실제 데이터에 기반한 탄소배출 관리 LCA(Life Cycle Assessment) 솔루션을 공개했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일찍부터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선 국가들은 보다 정교한 탄소배출 규제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EU의 경우 올해 10월부터 수입되는 철강, 시멘트, 전력 등 6개 품목에 탄소배출량에 따른 비용을 추가로 부담시키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범 운영한다. 또한 EU에 자동차용 배터리를 수출하는 기업들은 2024년부터 탄소발자국 정보를 공시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수축기업 별로 등급화해 향후 낮은 등급의 제품은 공급망에서 퇴출하는 로드맵까지 제시하고 있다. 오는 2026년부터는 배터리의 생산부터 이용·폐기·재사용·재활용에 걸친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규제도 시행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기업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80%를 차지하는 공급망 전체 협력업체(Scope 3)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데이터가 필요하다. 다만, 기존과 같이 수출기업이 선도해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데이터를 모으는 방식은 협력업체의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Scope 3 탄소발생량의 경우 대부분 직접 입력(Key-in)으로 전달되는 값을 받아 수출 기업에서 취합하거나, 그마저도 어려운 부분은 많은 가정값이 포함된 데이터베이스 활용해 계산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취합된 탄소발생량 LCA 값의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회에 공개된 글래스돔 탄소배출 관리 LCA 솔루션은 제조현장의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밀한 탄소발생량 LCA 수치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제조기업의 에너지, 생산 및 품질 등의 데이터를 현장에서 클라우드로 자동 수집하는 글래스돔의 독자 기술이 탑재됐으며, 데이터의 투명성과 정확성이 보증되면서도 위변조가 방지된 데이터 저장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AAS(Asset Administration Shell) 및 EDC(Eclipse Data Space Connector)로 대표되는 EU 산업데이터 공유 플랫폼 '카테나-X'(Catena-X)의 표준 데이터 통신 프로토콜 기술을 적용해 수출기업과 협력업체 간 안전한 데이터 통합수집 및 호환이 가능하다. 즉, Scope 3의 민감한 데이터가 유출되지 않도록 방지하면서 탄소발생량 LCA 데이터만 산출해 수출기업에 전송할 수 있게 된다.
글래스돔은 글로벌 인증기관들과 함께 LCA 솔루션 인증 제도화를 병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추후 솔루션을 도입한 수출기업 및 협력업체들이 별도의 제3자 인증 없이 환경규제에 대응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글래스돔 탄소배출 관리 LCA 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 및 각 협력업체들과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올 하반기 상용화를 시작으로 2024년 EU 규제 대응에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함진기 글래스돔 법인장은 "글래스돔의 LCA 솔루션은 글로벌 제조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Scope 3 공급망 탄소배출 관리 이슈를 리얼 데이터 기반의 선진화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술력으로 해결할 것"이라며 "제조기업들의 글로벌 규제 대응과 손쉬운 ESG 경영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