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을 재패한 카카오게임즈가 이제 일본 열도를 노린다. 지난 2017년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이후, 6년만에 한국산 대작으로 일본 모바일 게임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각오다. 일본 현지 시장에 능통한 카카오게임즈가 직접 나선 만큼, 시장의 기대감이 상당하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15일 오딘을 일본에 정식 출시한다. 지난 2021년 6월 국내에 첫 출시된 이후 약 2년만에 일본 시장에 도전 하는 것. 오딘은 '블레이드' 등으로 액션 모바일 RPG 장르에 한 획을 그은 김재영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이사회 의장이 개발한 크로스플랫폼 MMORPG다.
출시 직후 양대 앱마켓 매출 1위 기록에 이어, 2021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통령상인 대상을 포함한 4관왕을 달성했다. 오딘의 ▲3D 스캔과 모션 캡쳐 기술을 사용한 그래픽 ▲북유럽 신화를 소재로 한 웅장한 세계관 ▲수영과 벽타기 등 자유로운 이동 방식 ▲고품질의 연출 등이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것.
아울러 오딘은 지난해 3월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지역에 정식 출시돼 일주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오딘은 대만에서 출시 한달만에 5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해외시장에서 성공적인 수출 사례를 만들어낸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한국과 대만에서 쌓은 흥행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현지 마케팅과 현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4월 일본 도쿄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었다. 일반적으로 현지 법인장이 행사를 주도했던 관행과 달리 이날 카카오게임즈는 조계현 대표를 비롯,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김재영 의장까지 총출동했다. 단순 일본 진출이 아닌, 현지 시장을 송두리째 삼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
실제 양사는 오딘의 일본 흥행을 위해 일본 현지 인기 성우의 녹음 참여와 더불어 현지 유명 IP와의 컬래버레이션 등 다양한 현지화 작업에 공을 들였다. 특히 당시 쇼케이스에서도 각종 영화, 드라마, 무대에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해온 일본 유명 배우 오다기리 죠를 내세운 광고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현장에 참석한 80여 명의 현지 매체 관계자 및 인기 일본 인플루언서들을 대상으로 오딘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오딘을 직접 경험한 현지 미디어와 관계자들은 그래픽, 연출, 스토리, 전투 등 게임을 아우르는 대다수의 요소에 대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사실 일본 게임시장에서 성공한 MMORPG는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전부터 사전등록자 163만명을 모으며 흥행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또 출시 이후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일본 구글 플레이서도 최고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했다. 또 출시 1년 뒤에도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며 장기흥행에 성공했다. 업계선 한달만에 사전등록자 100만명을 모은 오딘이 리니지2 레볼루션에 이어 MMORPG의 무덤 일본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 세계관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일본에서 북유럽신화를 기반으로 한 오딘이 통할 것으로 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특유의 카툰렌더링 및 수집형 RPG 게임이 절대 다수를 이루긴 하나, 과거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 사례를 적용하면 대기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오딘 보다 여러 측면에서 퀄리티 비교가 어려운 리니지2 레볼루션이 일본 시장 내 숨은 MMORPG 수요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일단 오딘이 일본 사전등록으로만 1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모은 만큼, 한국 시장에 준하는 일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 마땅한 MMORPG 신작이 없고, 시장 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큰 흥행 규모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넷마블의 사례를 고려하면 일본 앱마켓 매출 1위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