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올 2분기까지 8분기 연속 판매량이 감소하며 장기 침체를 겪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전 분기 대비 5% 감소했다. 8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감소한 것이다.
삼성 '갤럭시 A' 시리즈로 선두…애플 역대 최대 2분기 점유율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인 '갤럭시 A'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22%의 시장 점유율로 시장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어 애플은 2분기 시장 점유율로서는 역대 최고치인 17% 점유율을 기록하며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중국 제조사들은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3위를 기록한 샤오미는 이번 분기에 주력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역풍을 맞았다. 오포는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비교적 선전한 덕에 서유럽에서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 4위를 유지했다. 5위를 차지한 비보는 인도 및 동남아시아의 오프라인 시장에서 삼성, 오포와의 경쟁이 치열한 데다가, 중국 시장에서 또한 작년 2분기 호조 이후 큰 폭의 성장 감소를 보였다.
카운터포인트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스마트폰 교체 주기 증가, 혁신 기술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추가 성장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커지는 리퍼비시 시장이 중저가 가격대 새 스마트폰 기기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뜬다…애플 인도 판매량 50% 성장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2분기 전체 시장에 대한 기여도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분기 동안 판매된 스마트폰 5대 중 1대 이상이 프리미엄 부문에 속했다.
이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약진에 애플은 수혜를 보고 있다. 그동안 주요 시장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여러 신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 대표적인 예로 인도에서 애플은 올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을 거뒀다.
이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실적 호조로 전체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총 매출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제조사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키우기 위해 새로운 기술 혁신과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서유럽, 일본 등 비교적 선진국 시장에서 더 크게 매출이 감소했고, 해당 시장들 모두 연간 두 자릿수가 넘는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 인도, 중동 및 아프리카 시장은 상대적으로 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카운터포인트는 "미국 가계의 가처분 소득에 영향을 미친 높은 금리로 인해 수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며 "중국에서 몇 주에 걸쳐 진행된 '618' 쇼핑축제 기간 동안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평이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하락을 막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 상황이 계속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카운터포인트는 "지난 4~5개월 동안 전 세계 스마트폰 재고가 양호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이에 제조업체들이 하반기에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고 소비자의 업그레이드를 유도함에 따라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