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스타 2023 개막식에서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사진=이소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스타 2023 개막식에서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사진=이소라 기자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지스타 2023이 마무리됐다. 올해 지스타는 한국 게임산업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모바일 MMORPG 일변도였던 게임산업이 다양한 장르,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하위문화'라 불렸던 이른바 '서브컬처' 게임들도 이제는 팬덤형게임이라는 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두터운 팬층을 자랑했다. 게임을 보는 부정적인 시선을 걷어내고 어린 자녀부터 부모까지, 전 세대가 어우러져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최신 기술과 게임산업의 접점도 계속 강화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을 선보이겠다는 게임 회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메인스폰서인 위메이드 뿐만 아니라 비피엠지나 해치랩스 같은 기업들도 지스타를 찾아 파트너 찾기에 나섰다.

인공지능(AI)은 이미 게임산업 곳곳에 활용되고 있다. 하이브의 자회사가 선보인 AI 기반 음성 기술, 네이버가 선보인 하이퍼클로바X 등은 게임 제작기간을 비약적으로 단축시켜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전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 긍정적인 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오랜만에 지스타 현장을 방문했다는 점과 대통령도 영상 축사를 통해 게임산업 발전을 응원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열린 롤드컵 결승전에서 우승한 T1에게도 축전을 보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야말로 '친 게임' 행보다.

역대 어떤 정부가 이처럼 게임산업과의 스킨십에 나섰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정부가 먼저 손을 내밀고 있는 만큼, 산업계에서도 적극적로 제도적 뒷받침을 요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확률형아이템 규제안에도 적극 산업계가 적극 동참했으면 한다.

시장을 이길 수 있는 기업은 없다. 이미 게이머들이 확률형아이템 BM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만큼, 업계에서도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이 필요해 보인다. 업계가 움직이면 정부의 보폭도 빨라질 것이다. 수년째 지지부진한 게임산업진흥법 전부 개정이나 블록체인 게임의 제도권 진입 등과 같은 현안들도 다음 국회에서는 속도를 내지 않겠나.

게임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이번 지스타는 '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자리였다. 내년에는 '완전히 변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지스타가 되길 바라본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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