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더존비즈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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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 더존비즈온이 새로운 성장동력 'AI 전환(AX)'를 달고 다시 한 번 도약에 나선다.


이것이 진정한 턴어라운드…올해도 역대 최고 실적 노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032억원, 영업이익 229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연간실적 역시 매출 3536억원으로 최고 실적을 경신했고, 영업이익은 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넘게 개선됐다.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은 실적에 증권가는 "이것이 바로 진짜 턴어라운드"라며 호평했다. 이들은 비용 통제를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는 물론, 제품 경쟁력 강화와 양질의 프로젝트 수주가 실적에 기여하며 성장의 '질'이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더존비즈온 'ERP 10' /사진=더존비즈온
더존비즈온 'ERP 10' /사진=더존비즈온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한 것은 전 사업부가 모두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특히 4분기 실적에서 긍정적인 것은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것으로, 꾸준한 비용 통제 효과와 함께 개발 원가를 줄이기 위해 AI 적용 개발 플랫폼을 업무에 적용하면서 외주 용역비 등이 감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대형 신규수주와 고객 유입이 지속되고 있기에 단기 수익성 반등에 그치는 것이 아닌 생산성 향상의 결과가 올해 실적에도 나타날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으로 805억원을 전망하며, 이는 AI 신규 서비스를 포함한 신사업을 반영하지 않은 보수적인 추정"이라고 전했다.

실적 전망이 밝아지자 기업가치도 상승세다. 올초 3만원대로 시작한 더존비즈온 주가는 급등세를 타기 시작하며 5만원대 고지를 노리고 있다.


클라우드·데이터 역량 앞세워 AI 시장 선점 나선다

호실적과 더불어 더존비즈온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요소는 AI 신사업이다. 이 회사는 최근 새 브랜드 슬로건인 'AX, 비욘드 DX'를 내걸고 AX 시대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당장 올 1분기부터 신규 AI 서비스 출시를 시작으로 연중 순차적으로 AI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더존비즈온이 현재 가장 치열한 AI 무대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그동안 이 회사가 쌓아온 신뢰에 기반한다. 지난 20년 더존비즈온은 외산이 장악한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에서 기술 국산화를 통해 국산 ERP 시대를 열었고, 2011년에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최초로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한 발 앞서 기업용 클라우드 솔루션을 출시하는 '선견지명'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더존비즈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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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존비즈온은 기업, 금융, 커머스, 헬스케어, 공공, 정보 등 다양한 분야에 구축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통합 플랫폼을 기반으로 양질의 데이터와 AI 기술력을 결합해 혁신적인 AI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기업의 경영과 업무 프로세스에 내재화한 AI 기반의 업무 환경과 도구는 물론, 공공기관 및 연구, 의료기관에 맞춰 데이터 수집·가공·분석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AI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빅테크와 손잡고 글로벌 진출도 추진한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맺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더존 솔루션 on AWS'를 준비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와도 AI 접목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향한 준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AI 서비스 'ONE AI' 1호 고객 확보

이날 더존비즈온은 한국생산성본부(KPC)와 AI 서비스 공급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AX 사업 '1호 고객'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더존비즈온은 자사 AI 서비스 '원(ONE) AI'를 한국생산성본부에 최초로 공급한다.

원 AI는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의 유사한 기능을 가진 서비스로, ERP, 그룹웨어, 메일, 결재 등 개별 기업 내에서 생산된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모두 활용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기업에 불필요한 데이터가 적용되지 않아 생성형 AI의 문제로 지적되는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을 최소화하고, 기업별 업무에 최적화된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존비즈온 김용우 대표(오른쪽)와 한국생산성본부 안완기 회장이 6일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AI 서비스 공급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더존비즈온 제공 
더존비즈온 김용우 대표(오른쪽)와 한국생산성본부 안완기 회장이 6일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AI 서비스 공급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더존비즈온 제공 

또한 기업 데이터 보안에 최적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도 강점이다. 기존 AI 서비스는 업무용 솔루션과 결합되지 않은 채 독립적으로 활용되면서 데이터 유출과 개인정보 보호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있다. 반면, 원 AI는 더존 ERP에 포함된 문서 중앙화도구인 '원챔버'와 문서 작성도구인 '원피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업 내부 데이터가 안전하게 보관 및 관리된다.

더존비즈온 성장전략부문 지용구 부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AI를 도입해야 하는 산업 전반에 혁신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업 업무환경에 AI를 통합 제공하면서 AX 생태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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