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세일즈&마케팅 김기태 부사장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SK하이닉스 HBM 세일즈&마케팅 김기태 부사장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시장 선두에 서서 기록적인 매출 성장을 거둔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를 계속해서 리드해 나가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기태 SK하이닉스 부사장은 21일 SK하이닉스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올해 HBM은 이미 완판"이라며"2024년이 막 시작되었지만, 우리는 시장 선점을 위해 벌써 2025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고객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서, 좋은 제품을 더 좋은 조건에 판매할 수 있도록 협상하는 것이 반도체 영업의 기본"이라며 "우리는 좋은 제품을 갖췄으니, 이제는 속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신임임원으로 선임된 김 부사장은 SK하이닉스 HBM 세일즈&마케팅 조직을 이끌고 있다. 그는 2018년에는 최대 영업이익 달성의 황금기를 견인했고, 2022년부터는 불황 극복을 위한 '다운턴 TF'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은 바 있다. 

김 부사장은 SK하이닉스 HBM 영업 경쟁력이 '기술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시장 상황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요구하는 스펙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는 "영업·마케팅 측면에서 AI 시대에 대응할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며 "고객과의 협력 관계를 미리 구축하고 시장 형성 상황을 예측해 이를 바탕으로 회사가 누구보다 앞서 HBM 양산 기반을 구축하며 제품 개발을 진행했고,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부사장은 대외적으로 불안정한 요소들이 아직 남았지만, 올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상승세가 시작되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빅테크 고객들의 제품 수요가 회복되고 있으며, PC나 스마트폰 등 자체 AI를 탑재한 온디바이스(On-Device) 등 AI의 활용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HBM3E뿐만 아니라 DDR5, LPDDR5T 등 제품 수요까지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생성형 AI 서비스의 다변화 및 고도화로 AI 메모리 솔루션인 HBM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고성능·고용량의 특성을 지닌 HBM은 메모리 반도체가 전체 시스템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기존 통념을 뒤흔든 기념비적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SK하이닉스 HBM의 경쟁력은 탁월하다"며 "높은 기술력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앞다퉈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속적인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은 기본이고, 영업적인 측면에서 TTM(Time To Market, 제품이 구상되고 시장에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김 부사장은 시장 변화를 선도하면서도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먼저 제시하는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는 "반도체 영업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력해야 하는 직무"라며 "대형 고객들의 기대 수준에 맞추려면 기술력뿐만 아니라 품질 관리와 영업, 마케팅 등의 다양한 요소를 아우른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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