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야심작, 경기 남부 최대 쇼핑몰로 자리한 '스타필드 수원'은 아침부터 반려견 천국이었다. 곳곳에서 강아지들의 '짖음 소리'가 들려왔지만 이를 불편히 여기거나, 눈치를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지난 9일 오전 9시30분, 반려견과 함께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 위치한 스타필드 수원을 찾았다. 실제 10시 개장임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몰에 진입하기 위한 차량과 인파로 정자동 인근이 분주했다. 어느덧 오픈한 지 한달여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주변 교통 악화 논란이 일자, 곳곳에 안전 요원 및 교통 정리 인력들이 배치돼있었다. 개장 10분전부터 차량 진입이 허용됐음에도, 주차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스타필드 수원은 지하 8층~지상 8층 규모로 연면적 약 33만1000㎡ 규모의 수원 지역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이다. 입점 매장 400여 개 중 30% 이상이 스타필드 최초 입점 매장일 정도로 MZ세대 특화에 신경을 썼고, 무엇보다 반려견과 함께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콘셉트로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 남부권의 3040 밀레니얼 육아 가정과 반려견을 키우는 1인가구, 또 1020 잘파 세대 비중이 높은 수원 지역 특색을 매장 구성에 반영한 점에 특징이다.
실제 10시 개점에 발맞춰 엄청난 인파가 몰려 들었고 1층 주요 식당가는 아침부터 줄을 서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MZ세대들의 핫플레이스가 몰려 있는 서울 성수동과 홍대 등에서만 볼 수 있던 브랜드들 및 맛집을 론칭 한 덕에 이미 론칭 한달만에 200만명의 방문객을 기록한 상태다.
특히 1층 광장을 따라 조성된 '푸드 편집숍' 콘셉트의 F&B 특화공간 '바이츠 플레이스'에는 젊은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인기 디저트 브랜드 '노티드'와 '소금집델리' 등에 부부 및 커플들이 교대로 줄을 서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10시부터 줄을 서야했던 '주르데크레프'의 경우, 자리가 부족해 주변 벤치까지 오픈런 인파로 가득찼다.
사실 수원 스타필드가 주목을 받은 또다른 이유로 반려견 콘텐츠가 꼽힌다. 신세계는 수원 스타필드 1층 핵심 공간에 이마트 반려동물 전문 매장 '몰리스'을 입점시켰다. 기존 스타필드 지점 대비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에 다양한 반려견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고, 다양한 할인 제품 등을 통해 반려인들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또 몰리스 옆에는 반려견용 카푸치노 '멍푸치노'로 유명한 레스토랑 '달마시안'이 자리했다. 반려견 동반 식당들이 대체로 실외 공간에 자리를 배치하는 것과 달리, 달마시안은 강아지도 사람처럼 실내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강아지 전용 의자, 그리고 강아지 전용 식사 메뉴를 구비해놓은 점도 인상적이었다. 저출산 시대의 트렌드를 정확히 읽은 느낌이었다.
정오를 전후로 수많은 '반려견 개모차'들이 함께 이동한 곳은 바로 8층 펫파크 '스타가든'이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반려견과 함께 새로운 핫플레이스를 찾은 견주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점포 곳곳에 미처 준비 못한 견주를 위해 배변 봉투가 비치됐고, 강아지들과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야외 벤치를 상당수 마련해둔 점도 눈에 띄었다. 대형견과 소형견을 분리해, 뛰어놀 수 있도록 펫파크를 세분화해놓은 점, 강아지 식수대를 갖춰 놓는 등 신세계의 세심함이 피부로 느껴졌다.
이밖에도 스타필드 수원은 주요 F&B가 몰려있는 7층 등 일부 점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간이 반려견 동반이다. 반려견을 태우는 개모차가 있다면, 의류 매장부터 체험형 가구 매장까지 모두 함께할 수 있다. 에이스침대 등 일부 체험형 매장은 개모차 진입이 불가능했지만 한샘의 경우 대형 매장임에도 반려견 동반을 허용해 현장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다.
특히 스타필드 수원은 바닥 곳곳에 반려견 발자국을 표시, 강아지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표기해둔 점이 편리했다. 개모차가 없다면, 1층 안내데스크에서 대여가 가능한데 오픈 초기인 탓에 혼선이 적지 않았다. 당분간은 개인 개모차를 가져오는 것이 나아보였다.
또 오픈 한달여를 맞이한 상황에서 여전히 줄지 않는 인파 탓에 층별 이동이 쉽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유모차 및 반려견 개모차로는 에스컬레이터 이동이 불가능한 탓에 이동량 자체를 소화하지 못해 곳곳에서 분통을 터뜨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8층 스타가든용 엘리베이터를 1층 구석에 따로 두긴 했지만, 인파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때문에 층별 이동마다 최소 20여분의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는 신세계 '스타필드 2.0'의 철학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반려견을 가족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인 쇼핑몰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재방문을 이어갈 계획이다. 빠르게 가족의 형태가 달라지고 있는 2024년, 수도권의 가장 핫한 쇼핑몰임은 분명해보였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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