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열린 FDI2024에서 조규곤 파수 대표가 '엘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파수 제공
지난 4월 열린 FDI2024에서 조규곤 파수 대표가 '엘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파수 제공

조규곤 파수 대표가 하반기 신사업 전략으로 'OT(운영기술) 시장'을 낙점,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앞서 지난 4월 엔터프라이즈용 경량 대형언어모델 '엘름(ELLM)'을 출시해 AI 기업을 표방한데 이어 OT 시장 선점에 나서 국내 대표 IT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안 전문 기업 파수는 OT 보안 기업 파로스를 인수하면서 OT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파로스는 OT 보안 솔루션 컨설팅 전문업체로 15년 이상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내 초대형 공장 등을 포함한 다수의 대기업 고객과 구축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한 OT 보안 솔루션 공급을 넘어, 구축과 운영, 안정화까지 OT보안 전과정을 지원하는 역량과 레퍼런스를 갖췄다. 파수는 당분간 파로스의 솔루션을 시장에 제공하고 향후 파수 전문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OT는 제조·생산, 에너지, 석유·화학 분야 등 공정 자동화와 산업 제어를 위한 시스템이다. 주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며 물리적인 장치를 제어하고 모니터링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 대량 운송 화물선, 자동운항 여객선 등이 이에 해당된다. IT는 정보와 데이터를 다루는 반면 OT는 산업에서 벌어지는 물리적인 작업에 집중한다. 과거 IT와 OT는 별개의 개념으로 작용했으나 점차 두 영역이 통합되고 있다. OT 보안은 이러한 제조, 에너지, 운송 산업 등 물리적 인프라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다. 

파수의 파로스 인수 배경에는 OT 보안 시장 성장세가 있다.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세계 OT 보안 시장 성장률은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16.5%, 예상 수익 규모는 약 513억달러에 달했다. OT시스템이 공격 받을 경우 공장이나 발전소가 셧다운되거나 오작동할 수 있어 막대한 경제적, 인적, 환경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에 OT 보안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이러한 OT 보안 시장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어 먼저 시장을 공략한다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게 파수 설명이다.  

조규곤 파수 대표는 "운영 시스템이 급속도로 고도화되면서 OT 보안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IT 시스템과 전혀 다른 독립적인 프로토콜과 운영 환경 등으로 보안 적용이 늦어지고 있고 특히 국내는 전문성과 노하우의 부족으로 OT 보안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파수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급성장이 기대되는 OT 보안 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파수는 하반기 OT 시장 공략에 앞서 지난 4월 기업용 LLM 이른바 엘름을 출시하며 생성형 AI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엘름은 조직 맞춤형 생성형 AI로 보고서 작성·문서 요약, 내부 데이터 분석, 지식창고 운영, 고객 응대 등 기업의 업무 처리 능력을 고도화해준다. 파수는 주력 사업이었던 데이터와 프라이버시 보안 등을 AI에 접목한 것을 계기로 엔터프라이즈 AI 분야까지 확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상반기에는 AI 기업으로 진화를, 하반기에는 OT 시장 진출을 선언한 조규곤 파수 대표의 최종 목표는 이를 통해 IT 기업으로서 입지를 굳히는 것이다. 별개의 사업을 동시에 강화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전략이다.

조 대표는 "올 상반기 온프레미스 구축형 sLLM인 엘름을 출시해 생성형 AI 사업을 시작했고, 최근엔 파로스네트웍스를 인수하면서 OT 보안까지 사업을 확장했다"며 "이제는 AI와 OT보안까지 아우르는 IT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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