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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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던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 판매가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전망이다. 불과 몇일새 시장 분위기가 바뀌며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이더리움의 제도권 진입을 예상보다 빠르게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 이벤트가 규제를 이겨낸 셈이다. 

22일 디지털 자산(코인) 거래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더리움 현물 ETF의 신청 거래소와 자산운용사에 19b-4(거래규칙변경 관련 신고서)를 수정 및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앞서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 또한 자신의 소셝 계정을 통해 "미국 SEC가 이달 중 이더리움(ETH) 현물 ETF를 승인할 확률을 75%로 높이려고 한다"며 "오늘 SEC가 이 문제에 180도 입장을 선회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앞서서 관련 정보를 외부에 전달한 이로 알려져있다. 

사실 이더리움 ETF 상품화를 위해선 19-4b 신청서(거래소가 신규 상품을 추가하겠다고 SEC에 내는 신청서)와 S-1 공시(증권신고서) 모두를 SEC가 승인해야한다. 올초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과정에선 SEC가 거래소 및 투자사들과 이같은 신고서 내용 수정을 수차례 요구, 사실상 승인 절차를 밟은 바 있다.

다만 이더리움의 경우, 그건 SEC가 별도로 신고서 수정도 요구하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한 탓에 상반기 승인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5월 중순 이후,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이더리움 현물 ETF의 신청 거래소와 자산운용사에 19b-4(거래규칙변경 관련 신고서)를 수정하라고 통보한 데 이어 최근 상원 역시 금융 기업의 가상자산 보유를 금지하는 법안(SAB 121)을 무효화시키며 대선을 앞두고 친코인 분위기가 거듭 퍼져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과정에서 암초로 불렸던 스테이킹 옵션 역시 투자사들이 속속 제외하며 SEC의 기조를 맞추고 있다는 점도 승인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거래업계 한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가상자산을 지지하는 행보를 강화,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이들과 실리콘밸리의 입장을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코인 산업 내 사정당국의 조사가 잠잠해진 우리나라의 분위기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물론 19b-4가 승인된다고 해도 곧바로 이더리움 ETF가 거래되는 것은 아니다. 증권신고서 승인까지 과정이 남은 만큼, SEC가 증권성 규제에 앞서 시간끌기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결국 피할 수 없는 수순이고, 월가의 뜻대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SEC 역시 최대한의 규제 상황을 만들기 위해 S-1(증권신고서) 승인까지 험난한 과정이 뒤따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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