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까지 승인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가격 상승 뿐만 아니라, 디파이(DeFi)와 웹3.0 게임에도 돈이 모이는 모습이다. 실제로 디파이 총예치금은 연중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고, 지난 4월 웹3.0 게임에 약 10억달러 투자금이 모였다.
현물 ETF에 상승하는 비트코인·이더리움
2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현물 ETF 승인 효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7일 오전 8시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9554만원에, 이더리움은 개당 534만6000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상승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 6000만원대를 횡보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상승세가 계속 돼 지난 3월 1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초 300만원대를 횡보하던 이더리움 또한 지난 3월 570만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지난 23일(현지시간)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되면서 반등에 성공, 비트코인은 9500만원대, 이더리움은 540만원대를 회복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현물 ETF가 승인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업계선 이더리움 이외의 알트코인도 현물 ETF가 승인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번지고 있다. 제임스 세파이트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는 솔라나 현물 ETF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디파이 TVL 1000억달러 돌파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대장주들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디파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디파이 데이터 플랫폼 디파이 라마에 따르면 27일 기준 디파이 TVL은 1085억달러(약 148조1567억원)를 돌파했다. 지난 2022년 5월 1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디파이 TVL은 2021년 11월 9일 최고점인 1790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왔다. 특히 2022년 5월 테라 루나 사태로 폭락해 디파이 TVL은 1년 이상 400억달러 내외를 등락해왔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가상자산 가격이 회복되면서 디파이 TVL도 꾸준히 증가했다.
아울러 최근 실물연계자산(RWA)이 부상하면서 디파이 업계가 더욱 주목받는 모습이다. RWA는 부동산, 채권 등 현실 세계의 자산을 블록체인상에 토큰화하는 것을 뜻한다. 현실 세계의 자산을 토큰화할 경우,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웠던 자산을 분할해 '조각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웹3.0 게임 에 다시 투자금 몰린다
가상자산 가격 상승, 디파이 TVL 상승과 더불어 웹3.0 게임 업계에도 투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댑레이더에 따르면 지난 4월 블록체인 게임 시장은 투자금 9억8800만달러(약 1조3482억원)를 모았다. 지난달 웹3.0 게임 투자금인 1억5600만달러보다 약 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9억8800만달러 중 89%가 투자 회사로 들어갔고, 7%는 인프라 지원, 5%는 웹3.0 게임에 투입됐다. 특히 벤처캐피탈(VC) a16z가 6억달러 규모의 게임펀드를 출시했다.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상승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지난 4월 기준 블록체인 게임은 일일 평균 290만개의 고유 활성 지갑(dUAW)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디앱, dapp) 산업 활동의 28%를 차지하는 규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연평균 68.3% 성장률을 기록하며 3015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까지 승인되면서 업계에 좋은 시그널을 주고 있다"며 "실제로 1분기부터 디파이 TVL은 지속적으로 우상향했다. 가상자산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크립토윈터를 견뎌온 프로젝트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