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희 신임 엔씨아메리카 법인장/사진=엔씨소프트
진정희 신임 엔씨아메리카 법인장/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국내외 법인을 넘나들며 창사 이래 가장 급진적인 경영진 개편에 나서 이목이 쏠린다. 국내에선 창업주인 김택진 대표를 필두로한 가족경영에서 탈피, 박병무 대표 경영 체제를 띄운데 이어 해외시장 역시 현지 전문가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12일 엔씨소프트는 해외법인 자회사 인사 개편을 단행, 김 대표의 부인 윤송이 사장과 동생 김택헌 수석부사장이 맡고 있는 해외 법인 대표 자리를 교체했다.

핵심 사업부인 엔씨아메리카으 경우,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북미법인 지사장을 역임한 진정희 대표가 맡게 됐다. 그는 북미 지역에서 약 15년간 북미 및 한국 게임기업들의 중역을 맡으며 서구권 게임 퍼블리싱 및 글로벌 사업 확장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엔씨소프트는 진 대표의 서구권 지역 게임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경험,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진 대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1세대 게임사인 엔씨의 글로벌 성장전략에 함께 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게임개발 역량과 그 가치가 글로벌로 더 크게 인정받고 한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엔씨재팬과 엔씨타이완은 임원기 CBMO(전무)가 맡게 됐다. 더불어 기존 윤송이 사장이 맡고 있던 엔씨웨스트 대표 자리 역시,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가 겸직하기로 했다. 대신 윤 사장은 이번 인사에 따라 해외 사업 업무에서 손을 떼고 엔씨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 사회공헌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와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사진=엔씨소프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와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사진=엔씨소프트

 

이로써 창업주인 김 대표를 비롯, 가족 경영진 모두 이선으로 후퇴하며 엔씨소프트는 완연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실제 엔씨소프트는 박 대표 체제하에 강력한 체질개선이 진행 중이다. 자회사 분사 외에도 인력 재편과 더불어 신작 출시 가이드라인을 보다 구체화하고, 출시 속도 역시 끌어올리고 있다. 더불어 핵심 먹거리인 모바일 MMORPG 외에도 다방면의 멀티플랫폼 신작을 개발, 신규 모멘텀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 창업주 김택진 대표의 보상 체계도 큰 변화를 맞이했다. 엔씨소프트가 올초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급여로 25억5900만원을 수령했다. 상여로는 46억6500만원을 받았고, 총 급여는 70억원대로 1년새 반토막이 났다. 올해는 이보다 더 적은 보수를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시장에선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창업주 중심의 경영진이 이선후퇴하고, IB 전문가인 신규 경영진 합류로 보다 진취적이고 빠른 변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사업 역시, 전문 경영인 체제를 맞이함에 따라 보다 다양한 현지 파트너십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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