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가 퍼블리싱을 맡아 화제가 된 '안녕서울: 이태원편'이 18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BIC 2024 어워즈' 일반 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진=임경호 기자
네오위즈가 퍼블리싱을 맡아 화제가 된 '안녕서울: 이태원편'이 18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BIC 2024 어워즈' 일반 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진=임경호 기자

네오위즈가 인디게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인디게임 퍼블리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게임들의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토종 인디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는 IP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전략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스컬과 산나비를 흥행시킨데 이어 '안녕 서울: 이태원편'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인디게임 분야에서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출시한 인디 게임 중 큰 관심을 받은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산나비(SANABI)'가 꼽힌다. 산나비는 딸을 잃은 아버지의 처절한 복수극을 게임화한 작품이다. 감동적인 스토리와 애틋한 결말로 눈물을 쏟았다는 이용자들의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산나비는 2D 액션 플랫포머 PC·콘솔 게임이다. 인디 게임 개발사 원더포션이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퍼블리싱을 맡았다. 원더포션은 다섯명의 대학생들로 이뤄진 개발사로 출발했으며, 산나비는 이들이 준비 중인 첫 작품이었다. 2021년 네오위즈는 게임의 규모나 유명세와 상관없이 참신한 스토리와 재미만을 보고 원더포션에 손을 내밀었다.

네오위즈가 스팀에 내놓은 인디게임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 사진 = 네오위즈
네오위즈가 스팀에 내놓은 인디게임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 사진 = 네오위즈

네오위즈와 손잡은 산나비는 2022년 6월 얼스 얼리엑세스 이후 '압도적으로 긍정적(97%)' 평가를 받으며 기대작으로 부상했다. 그해 11월 '대한민국 게임대상 인디게임상'을 수상하며 게임성을 입증했고, 2023년 11월 글로벌 출시됐다.

인디게임을 이야기할 때 네오위즈의 첫번째 퍼블리싱 작품인 '스컬(Skul)'도 빼놓을 수 없다. 사우스포게임즈가 개발한 2D 액션 게임으로, 캐릭터의 머리를 교체하며 싸우는 독특한 콘셉트로 이목을 끌었다. 스컬은 2021년 정식 출시 이후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한 최초의 한국 인디게임이 됐다. 현재 누적 판매량 200만장을 넘겼다.

'스컬'과 '산나비' 등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는 인디게임들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면서, 네오위즈는 인디 게임 개발사의 러브콜을 받는 인기 퍼블리셔가 됐다. 네오위즈 퍼블리싱의 특징은 개발사가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개발 이외의 운영, 보안, 서비스, 마케팅, 법무 등 업무 전반을 네오위즈에서 담당한다. 게임이 글로벌 플랫폼 스팀에서 서비스되는 만큼 언어 현지화나 플랫폼 내 이슈 대응 역시 네오위즈가 맡는다. 

네오위즈는 원더포션이 개발 중인 PC 패키지 게임 '산나비(SANABI)'를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에 얼리 엑세스 출시했다. / 사진=네오위즈 제공
네오위즈는 원더포션이 개발 중인 PC 패키지 게임 '산나비(SANABI)'를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에 얼리 엑세스 출시했다. / 사진=네오위즈 제공

인디게임의 글로벌 성장동력 확보도 중요해진 만큼, 네오위즈가 보유한 넓은 판매 및 홍보 채널도 장점이다. 네오위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벨브 등 PC·콘솔 플랫폼 홀더와 적극 협업하고 있다. 네오위즈는 스팀 배급사 할인전을 개최한 최초의 국내 게임사이기도 하다. 캐나다의 코스모 가또가 개발한 힐링 어드벤처 게임 '아카(Aka)'와 산나비는 닌텐도 스위치에 입점해있고, 최근에는 'P의 거짓'을 통해 북미와 유럽에도 유통 물꼬를 터 개발사의 글로벌 진출 기회를 넓혔다.


네오위즈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내러티브와 게임성"

네오위즈가 인디게임을 발굴하고,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다고 꼽는 것은 바로 '내러티브'와 '게임성'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게임의 '재미'라는 판단에서다. 

앞선 산나비의 사례처럼 참신한 스토리와 탄탄한 내러티브는 이용자의 게임 몰입도를 높이고, 플레이를 지속하게 만드는 동력이자 팬덤 형성의 시작점이다. 실제로, 지난 4월 텀블벅에서 진행한 '산나비 굿즈 펀딩 프로젝트'는 팬심에 힘입어 시작 4시간 만에 1억6000만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최종 누적 후원금은 무려 14억원을 넘어 목표액 대비 1만4350% 초과 달성했다. 해당 펀딩 프로젝트는 올해 들어 텀블벅에서 두번째로 큰 펀딩 규모다.

사진=텀블벅 '산나비' 모금 페이지
사진=텀블벅 '산나비' 모금 페이지

이처럼 커진 팬심은 게임의 흥행 지속성을 결정짓는다. 그리고 흥행의 방점은 네오위즈가 지향하는 '글로벌 팬덤 IP'에 찍힌다. P의 거짓이 좋은 사례다. P의 거짓은 뛰어난 내러티브와 독창적인 전투 시스템에 힘입어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호평받았다. 소울라이크 장르 매니아들이 P의 거짓에 열광했고, P의 거짓은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수 7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팬덤을 형성하며 꾸준히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IP로 자리잡은 셈이다.

네오위즈의 인디게임 퍼블리싱 전략과 목표 역시 같은 선상에 놓여있다. 최근 네오위즈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안녕서울 : 이태원편'도 독창적인 스토리가 게이머들의 팬심을 자극할 것이란 기대로 진행된 사례다.

/사진=네오위즈 제공
/사진=네오위즈 제공

해당 게임은 지구 종말 세계관을 바탕으로 서울 이태원에서 펼쳐지는 혼란을 다룬다. 스팀 데모 버전이 공개됐으며, 아포칼립스와 한국 배경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출시 전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2024 인디게임 개발 어워드'에서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을 수상하는 가 하면, 8월에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4에서 일반부문 '대상(Grand Prix, 그랑프리)'과 '아트(Excellence In Art)'를 수상하기도 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앞으로도 탄탄한 내러티브와 게임성을 갖춘 인디 게임을 발굴하고, 퍼블리셔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인디 게임의 글로벌 흥행과 함께, 오래도록 사랑받는 글로벌 IP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