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 / 캐리커쳐=디디다 컴퍼니 제작
김영섭 KT 대표. / 캐리커쳐=디디다 컴퍼니 제작

KT가 3분기 기업 서비스와 유무선 사업 등 B2C·B2B 영역에서 이룬 고른 성장으로 호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발판 삼아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 기술 전문 자회사 구축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고도화 전략 등을 통해 'AIC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B2B·B2C 고른 활약

8일 KT는 2024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6546억원, 영업이익 464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콘텐츠 자회사 등의 영향을 받아 전년 동기 대비 0.6% 줄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4.2% 올랐다. 영업이익은 임금협상에 따른 비용이 올해 2분기 조기 반영된 영향을 받았다.

기업 서비스 사업과 유·무선 사업, 그룹사들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매출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서비스의 경우 전용회선과 AI컨택센터(AICC) 사업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올랐다. AICC는 구독형 상품인 에이센 클라우드(A’Cen Cloud)의 호조세가 영향을 줬다. KT의 구독 모델인 에이센 클라우드는 단순한 BPO 구축형에서 벗어나 서비스형으로 거듭나면서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무선 사업에서는 분기 플래그십 단말 출시 영향으로 5G 가입자 비중이 전체 핸드셋 가입자 중 76%를 기록했다. 매출은 로밍 사업과 알뜰폰(MVNO)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성장했다. 유선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3% 줄었다. 미디어 사업 매출은 유료 콘텐츠 구매(PPV)와 광고 매출이 감소해 전년 동기 대비 1.2% 하락했지만, IPTV 가입자 순증은 유지했다. 

김훈배 KT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이 셋톱박스4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김훈배 KT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이 셋톱박스4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KT는 온디바이스 AI 셋톱박스인 '지니TV 셋톱박스4'를 출시하는 등 미디어 사업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 중이다. 8K 지원이 가능한 지니TV 셋톱박스4는 ▲AI 화면 밝기 조절 ▲AI 소음 감지 ▲AI 골라보기 ▲우리동네 서비스 등 기능을 탑재했다. 셋톱박스 출시 현장에서 김훈배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은 "8K는 방송 시장에서 아직 고민이 많지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는 8K 화질로 나오는 콘텐츠들이 계속 생성되고 있다"며 "IPTV 업계 맏형으로서 KT가 시장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처음 시도하게 됐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KT그룹사들은 금융, 부동산, 디지털 전환(DX) 등에서 실적 개선을 이어갔다. BC카드는 자체카드 사업 성장, 금융사업 리밸런싱 등 수익성 개선 노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과 여신 잔액도 전년 동기 대비 26~27% 가량 올랐다. KT클라우드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6.8% 증가했다.


MS 협력, 폭발적인 매출 성장 기대

KT는 MS와의 협력 강화가 또 다른 매출 확대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10일 KT는 MS와 협력을 통해 한국어 특화 AI 모델·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인공지능 전환(AX) 전문기업 설립 등을 함께 한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에 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소형언어모델 'Phi(파이) 3.5' 기반 공공·금융 등 산업별 특화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영섭 KT 대표 / 사진=KT 제공
김영섭 KT 대표 / 사진=KT 제공

그러면서 향후 5년간 2조4000억원을 투자해 'AI 기간망'을 구축할 예정인데, 이 기간 동안 예상되는 누적 매출은 4조6000억원이라고 집계했다. 정찬우 KT 기술혁신부문 상무는 8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4조6000억원이라는 예상 매출은 크게 AI 분야와 클라우드 분야로 나뉘고, 두 분야의 매출 비중은 KT와 MS가 각각 절반 정도 되는 걸로 추산했다"며 "AX 시장의 개화에 따라서 단계적으로 폭발적인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KT는 MS와 함께 내년 1분기 내 AX 전문 기업을 설립할 예정이다. AX 혁신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글로벌 수준의 컨설팅·아키텍처·디자인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도울 계획이다. KT는 100여명 규모의 AX 전문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며, 사내 테스트 등을 통해 이미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가시적인 매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정찬우 상무는 "AX 전문 법인에 대한 설립은 현재 내부적으로 진행을 하고 있고, 컨설팅을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개념 검증(PoC) 형태까지 구현을 해준다는 것이 차별점"이라며 "KT 내부의 최고 전문가들과 외부의 전문가들, MS의 전문 역량도 제공 받아서 한 100여명 규모로 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KT 내부 ESG 관련 업무에서 AX 개념검증(PoC)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몇 개의 고객사와도 접촉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기업 밸류업 목표, AICT로 실현

KT는 지난 5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제시, 자본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밸류업 프로그램에는 ▲2028년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9~10% 달성 ▲AICT 기업으로 사업구조 전환 ▲수익성 중심 사업구조 혁신 ▲재원 확충 ▲자사주 매입·소각 등이 포함됐다.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 / 사진=KT 제공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 / 사진=KT 제공

ROE 9~10% 달성을 위해 KT는 AICT 전환과 유휴 부동산 개발 또는 매각, 자본 배치 전략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KT는 AICT를 가장 우선 전략으로 소개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23년 별도 기준 서비스 매출 6%를 차지하는 인공지능(AI)과 IT분야 매출 비중을 약 3배까지 끌어올려 오는 2028년 19%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9% 달성은 B2B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AI DX'(AI 디지털 전환) 서비스를 위주로 실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일환으로 KT는 최근 인력과 산업 구조 재배치 등에도 나섰다. KT는 최근 전출 과정에서 노사 간 잡음이 있었지만 일단락됐으며 새로운 조직 혁신안을 통해 AICT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장민 최고 재무 관리자(CFO)는 "신설 2개 그룹사로 전출 가는 직원들이 1700여명, 퇴직을 결정한 직원들이 2800여명 정도로 전체 4500명 정도의 인력이 감소되게 된다"며 "이들에 대한 퇴직금은 올해 다 회계 처리를 할 계획이고, 퇴직하시는 2800명의 인건비는 내년부터 바로 모아지고 전출 가시는 분들의 인건비는 해당 설립된 회사에 수수료로 지급이 될 것이기 때문에 수수료는 현재 인건비보다는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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