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이 올 한 해 이용자의 다양한 관심사가 모인 마이크로 트렌드가 인기였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스레드를 통해 Z세대들이 자유롭게 여러 장의 사진과 영상·글을 올리며 소통하고 활발한 콘텐츠 공유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4일 인스타그램은 서울 강남구 센터필드 메타 오피스에서 연말결산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2024년 동안 인스타그램에서 주목받은 Z세대, 비즈니스, 크리에이터 및 릴스 트렌드에 대해 소개했다. 인스타그램은 전 세계 10억개 이상의 계정이 활동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매해 연말 인스타그램에 새롭게 나타난 트렌드와 커뮤니티의 변화를 발표한다. 


정제되지 않는 것이 곧 '콘텐츠'

정다정 인스타그램 홍보 총괄은 인스타그램 내에서 형성된 새로운 Z세대 트렌드로 ▲정제되지 않은 콘텐츠 ▲우정의 확장 ▲안티 번아웃 등을 선정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서 완벽하게 연출된 게시물보다는 자연스러움을 담은 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는 정제되지 않은 콘텐츠가 올해 가장 두드러진 트렌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마치 디지털 일기처럼 꾸밈없이 자유롭게 사진과 영상을 올리는 '포토 덤프' 형식이 각광받았다. 

정다정 인스타그램 홍보 총괄이 Z세대 트렌드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정다정 인스타그램 홍보 총괄이 Z세대 트렌드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이어 Z세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프라인의 우정을 온라인으로 확장시키는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마치 전화와 문자를 보내듯이 다이렉트 메시지(DM)으로 소통한다는 것이다. 정다정 총괄은 "Z세대들은 재미있고 유명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이나 릴스(Reels)를 친구에게 또 바로바로 보내면서 관계를 강화해 나간다"며 "그래서 요즘은 릴(Reel)로 만들어진 관계라고 해서 릴레이션십(Reel-ationship)이 신조어로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안티 번아웃은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트렌드다. 몸을 움직이거나 자극을 주는 적극적인 동적인 방식과 글로 마음을 차분하게 다스리는 정적인 방식 크게 두 가지 양상으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동적 해소 방식으로 올해 열풍을 일으킨 러닝, 클라이밍 등의 스포츠와 '콜드 플런지(냉수욕)'을, 정적인 해소 방식으로는 글을 읽고 쓰는 행위 자체에서 멋짐을 느끼는 '텍스트힙'을 꼽았다.


브랜드·Z세대 소통창구,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은 기업과 브랜드가 Z세대와 소통하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박기영 메타 크리에이티브숍 총괄은 "Z세대가 릴스를 보고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한 비율이 80% 이상"이라며 "Z세대들은 그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영향력을 가진 크리에이터들을 통해 접한 브랜드에 대해서 마음을 쉽게 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기영 메타 크리에이티브숍 총괄이 브랜드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박기영 메타 크리에이티브숍 총괄이 브랜드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인스타그램을 통한 비즈니스 사례로는 CJ제일제당 비비고를 소개했다. CJ 제일제당의 글로벌 브랜드 비비고는 최근 브랜드를 통합하면서 새롭게 정체성을 강화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협업했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협업해 총 20가지의 오리지널 릴스 콘텐츠가 제작됐고 비비고의 새로운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기영 총괄은 "비비고는 기존의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협업을 같이 해서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크리에이터를 통해서 이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 했다'며 "그 결과 비비고의 당시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큰 성장을 이루고 브랜드 인지도도 동시에 크게 상승했다"고 전했다.

인스타그램은 인공지능(AI) 기반 마케팅 솔루션으로 ▲어드밴티지+ 쇼핑(Advantage+ Shopping) 캠페인 ▲생성형AI 창작도구를 소개했다. 어드밴티지+ 쇼핑 캠페인은 AI를 활용해 광고의 소재, 노출 위치 및 예산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메타의 마케팅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잠재 고객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광고를 보여주는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생성형AI 도구는 이미지 애니메이션화와 영상 비율 최적화 기능으로 구성됐다. 이미지 애니메이션화는 정지된 이미지에 AI기술을 적용해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움직임을 생성해주는 기능이다. 영상비율 최적화는 생성형AI가 1 대 1이나 4 대 5로 된 비율의 광고를 릴스에 적합한 9:16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광고주들이 별도의 툴을 메타 플랫폼 내에서 손쉽게 빠르게 만들어서 할 수 있다. 두 가지 창작도구는 오는 2025년 공개될 예정이다. 


'인스타툰''밈' 등 올해 주목받은 릴스는?

끝으로 김나영 메타 글로벌파트너십 총괄이 올 한 해 주목받은 크리에이터와 릴스를 소개했다. 올해는 성별과 연령, 국적을 넘어 크리에이터 간 교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스타그램은 릴스 자동 번역 기능을 시범 운영하고 공동 작업자 기능을 최대 5명까지 늘리기도 했다. 그 중 공동작업자 기능을 활용한 댄스 크리에이터 '펀치바니'의 '아파트 챌린지' 영상은 큰 인기를 얻으며 24시간 만에 500만 조회수를 달성하기도 했다.

김나영 메타 글로벌파트너십 총괄이 올 한 해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또 2024년은 밈 형태의 릴스와 스포츠 크리에이터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대표적으로 '티라미수 케익', '괜찮아 딩딩딩딩딩' 등 밈 릴스는 인스타그램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파리 올림픽으로 인해 김예지 사격선수와 오상욱 펜싱 선수들 스포츠 관련 인스타그램 계정이 급부상했고 축구 테크닉을 보여주는 인플루언서 '한별'의 경우 지난 1월 올렸던 리스트 콘텐츠가 1억 뷰 이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새로운 트렌드로 '인스타툰'에도 주목했다. 인스타툰이 웹툰 소비의 새로운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아마추어부터 전문 작가까지 수많은 인스타툰 크리에이터들이 배출됐다. 김나영 총괄은 "인스타툰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웹툰을 인스타 플랫폼을 통해서 소비하는 행태가 2024년 유독 많았다"며 "그만큼 굉장히 다양하고 세분화된 컨텐츠들이 올 한해 인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나영 총괄은 스레드가 런칭 약 1년 만에 급성장을 이루며 매달 이용자가 약 2억 7500만명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체 스레드 게시물의 63% 이상이 텍스트로만 작성됐으며 지금까지 스레드에서 공유된 주제는 5000만 가지 이상을 기록했다. 실제로 스레드를 통해 조수미 성악가, 김옥빈 배우, 아이돌 키스오브라이프 등 많은 연예인들도 팬과 소통하고 Z세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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