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 프로' 제품력 강화 전략을 펼친다. 칩만 바꾸는 대신 사용자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전면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새로운 비전 프로 헤드셋 두 종류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선보인 첫번째 비전 프로는 현존하는 최신 기술을 집약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3500달러에 달하는 높은 가격과 약 700g의 무게로 장시간 착용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받으며 사실상 흥행에는 실패했다.
이에 애플은 다시 기획 단계로 돌아가 제품 콘셉트를 재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M2' 칩이 탑재된 제품을 'M5' 칩으로 변경하는 것을 고려했던 애플이 여기서 더 나아가 더 저렴하고 가벼운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
다른 헤드셋은 맥에 연결하는 비전 프로 형태로, 사용자의 맥 디스플레이를 스트리밍하거나 앤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을 초저지연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수술 중 영상 확인이나, 비행 시큘레이터와 같은 정밀한 작업에 비전 프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비전 프로를 징검다리 삼아 궁극적으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비전인 증강현실(AR) 안경에 도전할 것이라 전망했다. 쿡 CEO가 바라는 AR 안경은 일반 안경처럼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는 무게에 데이터와 이미지를 현실 세계에 오버레이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형태다.
쿡 CEO는 이 아이디어를 회사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메타보다 먼저 업계 최고 제품을 만드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이 같은 AR 안경이 완성되려면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고성능 칩, 초소형 배터리 등 다양한 기술이 완성되어야 하며, 여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메타는 선글라스 제조사 레이벤과 협업한 스마트 글래스를 내놔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올해는 코드명 '하이퍼노바'로 알려진 화면이 달린 스마트 안경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메타는 최신 기술을 집약한 AR 안경 '오라이언'도 개발 중이다.
구글 역시 최근 AR 안경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오는 2027년 출시 예정인 메타의 제품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를 결합해 주변 세계를 인식하고 관련 질문에 답할 수 있는 AR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AR 안경은 AI 어시스턴트와 결합해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디바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각 지능과 음성 인식을 활용하기에 최적의 형태를 갖췄다는 분석이다. 이에 해당 분야에서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