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미디어 사업 전반의 대변혁을 예고했다. 핵심은 미디어 콘텐츠 밸류체인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 결합이다. AI로 콘텐츠 제작 효율성을 높이고, 플랫폼에서는 고객 경험을 크게 향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성장이 정체된 IPTV 사업에도 대수술을 예고했다. 채널 서비스와 주문형비디오(VOD) 중심으로 돌아갔던 '관습'을 타파하고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채널(FAST)이나 숏폼, 모바일 등을 적극적으로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전무)은 16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KT그룹 미디어토크'에서 과거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닌, KT 미디어만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동력이 AI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KT는 콘텐츠 제작 전분야에 AI를 도입한다. 김채희 전무는 "드라마나 영화 같은 롱폼 콘텐츠를 AI로 제작하는 것은 아직 이를지 몰라도 AI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생태계가 확연히 다가올 것이라는 점은 앞으로 다가올 확실한 미래"라며 "KT는 AI를 가장 잘 활용하고 생태계에 도움이 필요한 사업자가 있으면 그 사업자를 돕는 KT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KT는 KT 미디어 부문과 KT스튜디오지니, KT ENA 등 그룹 역량을 결집해 미디어 콘텐츠 AX 전문 조직인 'AI 스튜디오 랩'을 신설했다. AI 스튜디오 랩은 ▲투자 심사(AI 기반 흥행 예측 보조 심사관) ▲기획(AI 보조작가, AI 스토리보드 등) ▲제작·편집(AI 음악, CG, 편집 등) ▲마케팅·유통(AI 숏폼, 자막, PPL 등)에 이르기까지 콘텐츠 사업 전 과정에 AI 기술을 적용한다.

아울러 KT는 지니 TV에 AI 기술을 적용해 이용자들이 음성으로 더 쉽고 빠르게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한다. 이른바 미디어 AI 에이전트를 지니 TV에 적용하는 것.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개발한 한국적 AI 언어모델을 적용해 대화 품질이 확 끌어 올린다는 복안이다.

김 전무는 "그동안 음성 탐색과 같은 대화 품질이 좋지 못했다는 점은 KT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며 "그럼에도 전체 고객의 80% 가량이 음성으로 계속 탐색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한국적 AI 언어모델 적용으로 고품질의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미디어 특화 AI 에이전트를 다른 유료방송 업계로도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홈쇼핑 특화 AI 에이전트를 개발해 시청 데이터를 분석해주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KT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별도 방송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KT 미디어 그룹사인 KT HCN이나 KT스카이라이프도 궁극적으로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AI 에이전트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KT는 IPTV 사업 방향 대전환도 예고했다. 김 전무는 "코트커팅이 본격화되고 있다고까지는 말하기는 어렵지만, 시청 시간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시 VOD를 시청하는 형태로 소비자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IPTV 사업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KT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채널(FAST), 숏폼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상반기 중 FAST 서비스를 지니 TV를 통해 시범 운영하고, 성과에 따라 글로벌 시장 진출을 검토할 예정이다. KT스튜디오지니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제작된 콘텐츠도 FAST를 통해 글로벌로 선보일 계획이다.

숏폼 콘텐츠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KT는 KT스튜디오지니를 '숏폼 전문 스튜디오'로 포지셔닝해 AI 기반 숏폼 제작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내외 주요 플랫폼과 약 20편의 공동제작을 협의 중이다.

김채희 전무는 "지금은 재무적 성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디어 사업의 방향 전환"이라며 "약 1400만 미디어 서비스 고객과 풍부한 미디어 사업 역량을 보유한 KT그룹은 고객의 변화를 선도하는 전략을 통해 AI 기반으로 미디어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