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검색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퍼플렉시티에 대한 IT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애플이 인수를 검토 중이란 소식까지 전해지며 한층 더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23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인수합병(M&A) 결정권자들이 퍼플렉시티 인수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퍼플렉시티 경영진과 수차례 회동을 했으며, 기술 평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M&A에 소극적이던 애플이 수많은 AI 기업 중 퍼플렉시티에 매력을 느끼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이 퍼플렉시티에 매력 느낀 이유는
애플은 그동안 수십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M&A에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일례로 지난 2019년 인텔의 모뎀 사업을 10억달러에 인수했으나, 실제 인수한 기술의 상당 부분이 폐기됐고 최초의 자체 모뎀 칩 'C1'은 예정보다 수년 늦은 올해 처음 시장에 선을 보였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은 이런 경험으로 애플은 대형 M&A에 깊은 회의감을 갖게 됐으며, 자체 개발을 선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AI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애플 경영진 역시 인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게 그의 분석이다. 애플은 130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부족했던 인재와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거먼은 퍼플렉시티를 가장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 꼽으며 ▲검증된 소비자용 제품 ▲명확한 필요성 충족 ▲적절한 규모의 팀 ▲합리적인 가치 평가 ▲타이밍 등을 꼽았다.
텍스트 인터페이스와 음성 제어,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퍼플렉시티의 검색 도구는 애플 iOS에 어울리며, 시리(Siri)의 기본 AI 기반 검색 엔진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250명의 직원을 보유한 퍼플렉시티의 규모 또한 통합에 적절하며, 약 140억달러 규모의 인수 가격 역시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애플이 구글과의 오랜 검색 계약으로 인해 미국 반독점 소송에 휘말린 점도 퍼플렉시티를 탐낼만한 타이밍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글 이후의 검색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퍼플렉시티를 인수해 자체 브랜드의 검색 엔진을 출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마크 거먼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AI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애플의 보수적인 인수합병 전략의 급진적 전환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기존 방식을 고수한다면 스마트폰 이후 가장 중요한 기술 경쟁에서 더욱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IT 기업들 연이은 '러브콜'
챗GPT인 개발사 오픈AI 연구원 출신인 아라빈드 스리니바스가 2022년 설립한 퍼플렉시티는 국내외 IT 기업들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전에 학습된 데이터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웹을 검색해 대화형으로 질문에 답을 해주며, 출처를 명시해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사용자가 150만명을 넘어섰으며,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굵직한 기업들이 협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이 퍼플렉시티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AI 검색엔진 '퍼플렉시티 프로'를 고객들에게 1년 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상호 투자, 공동 마케팅, SKT의 AI 서비스 '에이닷' 고도화, 글로벌 AI 에이전트 서비스 개발 등의 폭넓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퍼플렉시티의 애플리케이션과 AI 어시스턴트를 추후 출시될 갤럭시 신제품에 탑재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퍼플렉시티 기술을 AI 음성 비서 '빅스비'에 적용하는 방안도 협의 중으로 전해졌다.
최근 세계적인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도 퍼플렉시티와 손을 잡고 자사 AI 에이전트 '쥴'에 비정형 데이터를 공급하기로 했다. 기업 내부의 정형화된 데이터와 퍼플렉시티를 통해 실시간으로 검색된 뉴스, 리포트 등의 데이터를 더해 AI 에이전트의 성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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