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백화점에서 열렸던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팝업/사진=이소라 기자
신세계 백화점에서 열렸던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팝업/사진=이소라 기자

보수적이던 백화점 업계가 달라졌습니다. 게임 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MZ세대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입니다.

미래의 고객인 MZ세대들을 유치하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을 펼친 백화점 업계는 그들의 문화 깊숙히 자리잡은 게임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요. 보수적인 자신들의 공간에 게임 팝업을 내주는 행보는 매우 놀라운 변화입니다.


보수적이었던 백화점 업계의 '고급화 전략'

백화점은 입점 브랜드부터 대여 공간까지 까다롭게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브랜드들이 마케팅을 펼칠 때 '백화점 입점 브랜드'라는 수식을 자주 사용하는 것은 그만큼 품질이나 명성에서 인정 받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백화점은 공간에 대한 보수적인 인식이 강한 유통사였습니다. 아무래도 비싼 가격을 흔쾌히 지불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제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유리하다고 판단됐기 때문이죠.

한동안 백화점 업계는 누가 더 많은 명품관을 유치하느냐로 자존심 싸움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백화점은 '고급화'를 경쟁력으로 삼고 전시나 예술 등의 문화를 자신들의 공간에 내어주었죠.


"이대로는 안돼"...게임에 주목한 이유

그러나 언제까지 고급화만을 고집할 수는 없었습니다. 온라인 쇼핑 문화가 활성화되고 MZ세대들이 경제적 주체로 성장하면서 백화점 업계에서는 젊은 사람들을 잡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백화점 업계는 MZ세대들에게 친근한 공간으로 탈바꿈 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백화점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게임'이라는 문화를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넥슨 던전앤파이터 팝업/사진=이소라 기자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넥슨 던전앤파이터 팝업/사진=이소라 기자

사회적인 인식의 전환도 이같은 변화를 가능케 했습니다. 백해무익하다는 시선에서 벗어나, 수출 산업 및 e스포츠로서의 게임 가치가 성장하면서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도 백화점 업계가 주목하게 된 이유입니다. 


게임 팝업 적극 도입하기 시작한 백화점 업계

가장 먼저 게임이라는 무기를 들어 올린 것은 현대백화점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이 즐길만한 공간을 고심하던 현대백화점은 넥슨 '블루아카이브', 펄어비스 '검은사막' 등의 게임 팝업스토어에 자신들의 공간을 내어주었습니다.

이어 신세계백화점도 강남점을 필두로 게임 팝업을 적극 유치하는 모습이었죠. 지난 해 라이엇 게임즈와 리그 오브 레전드 팝업을 개최한 데 이어 올해는 승리의 여신: 니케 팝업스토어를 엽니다.

롯데백화점도 최근 넥슨의 주요 게임인 던전앤파이터 팝업스토어에 자신들의 공간을 내줬는데요. 롯데월드 등 젊은이들이 자주 가는 공간이 아닌 백화점 공간을 내준 것은 이례적입니다. 


MZ세대 유입 효과 '톡톡'...향후 협업에도 '기대감'

백화점 업계가 일제히 게임 팝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눈으로 보이는 효과 덕분입니다. 실제로 게임 팝업을 여는 날에는 MZ세대들의 백화점 방문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게임 팝업 때의 MZ세대 방문자 수는 기존 주말 대비 1.5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눈으로 직접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 팬들의 수가 많아 관계자들이 모두 놀랐다는 후문입니다.

허제 신세계백화점 아트기획감당 상무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인기 높은 게임을 백화점에서 즐기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라며 "향후에도 다양한 취향과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