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왼쪽부터)과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사진=VOV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왼쪽부터)과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사진=VOV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 대중화의 일등공신인 두나무가 이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공동 창업주 김형년 부회장이 직접 나서, 아시아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해외로 판을 벌리는 미국 코인베이스와의 직접 경쟁도 가능할 전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를 직접 접견, 베트남 현지 디지털 자상 시장 정비 및 시장 확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베트남 국영 방송(VOV)는 팜 민 찐 총리가 하노이에서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과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접견, 베트남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을 타진했다는 보도를 내며 현지의 높은 기대감을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형년 부회장은 "글로벌 규제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의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에 적극 기여하겠다"며 기술 이전·인프라 구축·인재 양성 등 다각적 협력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현지 은행과 연계한 블록체인 기반 자산운용 플랫폼 도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베트남 정부는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비롯, 다양한 ETF 상품 진출 등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법적 기반 마련을 추진 중이다. VOV에 따르면, 베트남은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 설계와 함께 규제 샌드박스 적용, 세무 체계 구축, 투자자 보호 기준 정립 등 다방면의 제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두나무가 상당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는 국내 디지털 자산 거래소 1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업비트는 포브스가 발표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평가에서 국내 1위, 글로벌 7위를 차지했다. 또 글로벌 디지털 자산 데이터 전문기관 카이코의 2024년 4분기 평가에서도 국내 1위, 글로벌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반기 법인 계좌 개화를 시작으로 디지털 자산 거래소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두나무 또한 해외 진출을 위한 인프라 마련이 한창이다. 지난 2017년 이후, 두나무는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여러 방안을 타진했으나, 디지털 자산 관련 제도의 미비로 해외 진출을 이뤄내지 못했다. 이에 업계에선 미국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등 해외 메이저 거래소와의 직접적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유럽을 비롯, 각 지역에 라이선스를 따내며 해외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두나무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업비트의 기슬력과 운영 노하우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 논의를 위해 방문한 것"이라며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2019년 진행한 BIDV에 대한 투자와 협력은 베트남에서 성공적 투자로 평가 받고 있으며 이에 동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비트의 구체적인 해외 진출 계획 등은 아직 결정되거나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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