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출시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위협, 경쟁사 삼성전자의 약진, 뒤처진 AI 기술 혁신까지 대내외 상황이 겹치며 텃밭인 미국 시장에서도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애플은 아이폰의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 중이다.
삼성전자에 텃밭 뺏기는 애플...폴더블 트렌드에 '백기'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이전 분기 23%에서 31%로 상승했다. 반면 애플의 점유율은 56%에서 49%로 떨어졌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은 "최근 점유율 하락은 애플이 10년 넘게 경험하지 못한 변동성"이라고 평했다.
이런 삼성전자의 약진은 폴더블폰의 부상으로 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 출시된 '갤럭시 Z 폴드7'은 기존 스마트폰과 유사한 두께에 태블릿 화면 크기로 변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다양해진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최근 몇 년 간 아이폰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스펙 향상에만 몰두하던 애플은 내년에 일명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하며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진화를 관망해오던 애플도 결국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대세'가 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고집'을 꺾은 사례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통해 대화면 트렌드를 주도하며 애플을 위협한 바 있다. 이에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화면을 고집하던 애플은 결국 화면 크기를 키운 '아이폰6 플러스'를 내놓으며 대응에 나섰고, 이후 계속해서 대화면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점유율을 사수해왔다.
올해 '에어'부터 내년 '폴더블', 2027년 '20주년'까지 3개년 혁신 가동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9월 9일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아이폰 17'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출시되는 아이폰은 '플러스' 모델을 초박형 제품인 '에어'로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이폰 에어의 두깨는 5.5mm로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5.8mm 두께의 '갤럭시 S25 엣지'를 선보이며 초박형 스마트폰 경쟁의 막을 올린 바 있다.
애플이 이렇게 얇은 스마트폰을 선보이는 건 내년 출시 예정인 폴더블 아이폰을 위한 교두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의 애플 소식통 마크 거먼에 따르면 애플은 3개년 간의 대대적인 아이폰 개편을 계획하고 있으며, 에어 모델이 그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본격적으로 판도 변화를 위해 선보일 폴더블 아이폰은 내부 7.8인치, 외부 5.5인치 디스플레이에 접었을 때 약 9~9.5mm, 펼쳤을 때 약 4.5~4.8mm 수준의 두께를 갖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 Z 폴드7의 경우 접었을 때 8.9mm, 펼쳤을 때 4.2mm 두께를 갖췄다.
애플 폴더블은 주름이 덜 한 내부 디스플레이와 함께 전면 카메라 1개, 내부 카메라 1개, 후면 카메라 2개로 구성된 4개의 카메라 시스템을 탑재하고, 페이스 ID 대신 터치 ID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첫 폴더블 제품인 만큼 두께보다는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에 더 신경을 쓸 것이란 전망이다.
뒤처진 AI 기능...갈 길 먼 애플
애플은 2027년 아이폰 2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로 변화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명 '아이폰 20'은 유리로 된 곡면 모서리를 통해 전면을 디스플레이로 채운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애플이 선보인 '리퀴드 글래스'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이런 폼팩터 변화를 위한 준비 단계로 해석되고 있다.
폼팩터 변화와 더불어 시장이 주목하는 건 AI 기능이다. 애플은 지난해 자체 AI 브랜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으나 시장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보여줬다. 특히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중 작업을 수행하는 업그레이드된 '시리' 출시가 내년으로 밀리며 AI 분야에서 경쟁사에 비해 혁신이 뒤처지고 있다는 혹평을 받았다.
애플은 부족한 기술력을 메우기 위해 오픈AI와 손을 잡은 데 이어 구글 '제미나이'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시리에 제미나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최근 10세대 '픽셀'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자체 설계한 '텐서 G5' 칩과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 나노'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핵심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메시지나 통화 중 맥락에 맞는 정보를 자동으로 제안하는 '매직 큐' 기능, 촬영 구도와 구성을 AI가 실시간으로 제안하는 '카메라 코치' 등의 기능이 대표적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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