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구글 1분기 실적 클라우드가 견인
'언택트' 시대 트래픽 해결사로 주목
국내에서도 네이버 등 토종 기업 성장세

/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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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공룡' 매출 책임지는 클라우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수혜주

#토종 기업들도 성장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 클라우드 혁신을 앞당기고 있다.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원격수업 등 대면 환경이 대거 온라인으로 옮겨오면서 이를 수용하기 위한 플랫폼과 인프라가 '구름' 위로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공룡' 들의 매출에서 클라우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나델라 CEO '클라우드 퍼스트' 빛보는 MS


2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 1분기(MS 회계기준 3분기) 매출 350억달러(약 42조6000억원), 순이익 108억달러(약 13조1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22% 성장한 수치다.

MS는 1분기 코로나19 여파를 비껴갔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이런 성장의 원천은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였다. 1분기 MS의 상업용 클라우드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한 133억달러(약 16조2000억원)를 달성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 사진 = MS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 사진 = MS

MS는 2014년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며 '클라우드 퍼스트'를 선언한 이후 '윈도'를 제쳐두고 애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PC시장과 함께 몰락하던 MS를 다시 IT업계 리더 자리에 올려 놓은 나델라 CEO의 결단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 빛을 발할 전망이다. 

나델라 CEO는 "지난 두 달 만에 2년 치에 해당하는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는 걸 목격했다"고 말했다.


구글 클라우드 성장세 유튜브 능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감소하는 광고 수익을 클라우드 사업 성장으로 메우는 모양세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알파벳은 올 1분기 작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412억달러(약 50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순이익도 지난해 1분기 66억달러에서 올 1분기 80억달러(약 9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알파벳은 수입의 82%를 차지한 구글 검색 광고가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업과 소매업 등 주요 광고주들이 예산 집행을 줄인 탓에 예전만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분기 기준으론 2015년 2분기 이후 5년 만에 최저다.

이 와중에도 클라우드 사업 부문 매출은 28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2%의 가장 높은 성장세를 거뒀다. 상장률만 놓고 보면 코로나 수혜주로 꼽히는 유튜브 보다 높다. 올 1분기 유튜브는 작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40억4000만달러(4조9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클라우드 사업 도약 노리며 '줌'과 손잡은 오라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주목 받는 IT기업으로 손꼽히는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줌'이 최근 오라클과 손잡은 일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줌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MS 애저 등을 사용해왔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를 택했다.

줌은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서버를 활용해 약 93년 분량의 HD화질 영상에 해당하는 7페타바이트(PB) 이상 데이터를 전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상회의 서비스 '줌' / 사진 = 줌
화상회의 서비스 '줌' / 사진 = 줌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의 맹주였던 오라클은 '2세대 클라우드'라 부르는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러처를 통해 클라우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줌은 오라클과 손잡고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문제로 불거진 보안 이슈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오라클 역시 줌을 시작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확장하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 MS, 구글 등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 파고들기 위한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온라인 개학 성공시킨 토종 클라우드 서비스도 주목


클라우드는 인터넷에 연결된 중앙의 고성능 컴퓨터에 데이터를 모아 빠르게 처리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민첩하게 적용할 수 있어 디지털 전환의 토대가 된다.

국내에서도 540만 초·중·고생의 온라인 개학을 가능하게 만든 '클라우드의 힘'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 NHN, KT 등의 국내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전개 중이다. 특히 온라인 개학에서 'e학습터'를 맡았던 네이버의 클라우드 자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은 최근 시스템이 복잡하고 요구사항이 까다로운 대기업, 금융 분야 진출까지 성공하며 토종 클라우드 서비스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 사진 = 네이버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 사진 = 네이버

삼성SDS, LG CNS, SK㈜ C&C 등 국내 IT서비스 기업들도 클라우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SDS는 자체 데이터센터 기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융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주력 사업으로 내세웠고, LG CNS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전환·운영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국내외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 C&C는 자체 클라우드 브랜드 '클라우드Z'를 통해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니지드 서비스 사업자(MSP)인 베스핀글로벌, 메가존클라우드 등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해외 진출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서비스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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