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TP, ICT 분야별 영향 분석
디지털 경제 전환 가속화 '기회'
보안 강화, 글로벌 기업 경쟁 '숙제'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코로나19로 휘청이는 경제

#위기를 바꾸면 기회가 된다

#5G·AI 등 조기 투자, 규제 개선 나서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체계가 6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다. 지난 3월22일부터 45일 간 총 3차에 걸쳐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치고 이날부터 일상생활과 방역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방역이 시작된다.

정부는 더 이상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경제적 피해를 감수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사회·경제 활동 재개를 택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의 위협은 상존하고 있으며, 장기전에 따른 '뉴노멀'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펜데믹 선언 이후 주요 기관들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마이너스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 역시 1998년 IMF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역시 글로벌 생산기지인 중국의 조업 차질과 글로벌 소비 둔화 등의 영향으로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디지털 경제 전환과 4차 산업혁명 가속화로 인한 '기회'도 엿보이고 있다.


기회와 위기 상존…선제적 대응 필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코로나19 사태가 ICT 산업에 미칠 구체적인 영향력을 분야별로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시장 확대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 긍정적인 기회와 함께 매출 풍선효과, 보안위기, 글로벌 기업의 위협, 영업차질 등 부정적 영향도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원격지원 SW와 클라우드 이주, AI 의료 확대 등의 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생산설비 스마트화, 네트워크 인프라 확충 등 중장기적인 체질 변화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시장 점유율 및 수익률 추이 / 자료 = 유진투자증권

세계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원격 SW, 클라우드 등의 분야에서 기민하게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선제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IITP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에 우리 ICT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우리 기업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R&D 등을 지원하고 코로나19 장기화 이후를 대비하는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5G·AI 뜬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융합 서비스 확산은 5G 상용화를 가속화 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으로 이용자 트래픽과 데이터 전송량이 폭증하고 있고, 화상회의, 온라인교육, 원격진료 등 5G 융합 서비스 수요도 증대되고 있다.

주요국들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앞다퉈 5G 투자를 조기에 확대해 경기부양 촉진과 관련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5G 상용화가 가속화되면서 통신사 설비 투자에 우리 장비 공급 등의 기회도 가시화되고 있다.

5G 신규 서비스 현황 / 자료 = 하나금융투자
5G 신규 서비스 현황 / 자료 = 하나금융투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무기로 '인공지능'(AI)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우선 많은 환자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AI 진단 솔루션 확산이 가속화되고, 진단시약과 신약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AI 신약개발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또 콜센터 집단감염 사례에서 필요성이 제기된 챗봇 등 AI 기반의 자동화 서비스도 크게 활성화 될 전망이다. 콜센터 인력 대체는 단순히 인건비 절감 효과를 넘어 365일 24시간 휴무 없는 이용과 투자상담 등의 고급인력의 무한복제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공지능 기업별 동향 / 자료 = IITP
인공지능 기업별 동향 / 자료 = IITP

'언택트' 분야별 명암


IT 플랫폼 분야에선 동영상, 웹툰 등 콘텐츠 분야와 외식, 쇼핑 등 '외부활동의 개인화'를 지원하는 분야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차량 공유, 택시 호출, 객실 예약 등 외부활동과 관련된 온·오프라인연계(O2O) 분야는 이용 시간이 현저히 줄었다.

영화관 중단 등의 영향으로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 분야의 반사이익도 예상된다. 다만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하는 동안에 웨이브, 시즌 등 국내 서비스들은 오히려 약세를 보여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IT 플랫폼 기업별 트래픽-매출액 추이 / 자료 = 닐슨리서치, 한화투자증권
IT 플랫폼 기업별 트래픽-매출액 추이 / 자료 = 닐슨리서치, 한화투자증권

'SW 중심사회' 전환…보안 위협 대비하라


언택트 사회로의 전환은 소프트웨어(SW) 중심사회로의 재편을 가속화 할 전망이다. 원격 업무나 강의, 진료 등 비대면의 대면화를 지원하는 SW 시장의 성장과 기회가 예상된다. 다만 화상회의 기업 '줌'의 위기에서 보듯 원격 SW의 글로벌 확산으로 인한 관련 산업과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보안 위협 등 장애요인 극복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원격지원 SW 기업별 동향 / 자료 = IITP
원격지원 SW 기업별 동향 / 자료 = IITP

앞으로 일상화될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클라우드 이주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학들의 온라인 개강 등 에듀테크 시장이 확대되고, 물류 차질, 사업장 폐쇄 등 위기 대응을 위한 기업의 SW 개선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런 시장을 MS,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독식할 것이란 위기론도 나오고 있다.

보안 분야는 원격접속 확산에 따라 '내부보안'에서 '외부보안'으로 시장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택근무 확대에 따라 개인 PC·모바일 이용, 가상사설망(VPN) 접속 등이 늘면서 엔드포인트 보안제어, 모바일보안, 네트워크보안, 간편 다중인증 등 관련 솔루션 지출 증대가 예상된다. 또 보안위협 증가에 따라 정보유출 피해를 보완하는 사이버 보험과 컨설팅 수요가 확대되고, 공공시장의 보안 솔루션 강화 요구도 커질 전망이다.


하드웨어, 위기를 넘어라


디바이스 분야에선 중국 생산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온라인화 가속으로 반도체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 인공지능, 웨어러블 등의 새로운 혁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분야에서는 생산설비 및 물류 자동화·무인화가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외부 환경 영향이 적고 실시간으로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스마트 제조 기반의 생산 설비로 전환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별 탈중국 정책 동향 / 자료 = IITP
기업별 탈중국 정책 동향 / 자료 = IITP

'포스트 코로나' 준비 서둘러야


국내 ICT 산업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새로운 시장 경쟁체제에 적응할 수 있도록 R&D 투자를 촉진하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를 위한 규제 개선과 선제적 투자도 시급한 시점이다. 글로벌 시장에 코로나19 극복에 쓰인 국내 ICT 역량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5G 네트워크 조기구축 지원, 스마트팩토리 대비 등 구체적인 지원책 실행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IITP는 "코로나19 펜데믹은 디지털 경제·사회로의 대전환을 초래했고 이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인 ICT 산업에 심대한 영향을 촉발할 것"이라며 "디지털 경제로 전환과 4차 산업혁명으로 조기 전환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ICT 산업계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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