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제품은 매년 상반기 출시되는 '갤럭시S' 시리즈다. 갤럭시노트는 갤럭시S 시리즈에 도입된 최신 기술을 다음어 완성시키고 S펜으로 새로운 사용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은 갤럭시노트가 처음 출시된 이듬해인 2012년부터 이 '원투펀치'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제3막. 영광의 시대


2012년 8월 30일 독일 IFA에서 처음 공개된 '갤럭시노트2'는 디스플레이 크기를 더 키우면서 화면비를 개선해 그립감을 높이고, '에어뷰' '팝업노트' '이지 클립' 등 새로운 기능들을 선보이며 S펜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등 전반적인 개선이 이뤄졌다.

갤럭시노트2는 출시 37일 만에 글로벌 300만대 판매를 달성하며 본격적인 '패블릿'(폰+태블릿) 카테고리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는 출시 3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판매 200만대를 돌파한 전작 갤럭시노트의 초기 판매 기록을 3배 이상 뛰어 넘은 수치로, 전작의 성공이 '반짝 흥행'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자신감에 찬 삼성은 같은해 10월 24일 미국 뉴욕에서 통신사 및 언론 관계자 등 1500여명을 모아 놓고 갤럭시노트2 런칭 행사를 열었다. 당시 미국에서 진행한 모바일 기기 출시 행사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 외신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영국 IT전문지 스터프는 갤럭시노트2에 별 5개 만점을 줬고, 미국 와이어드는 별 10개 중 9개를 부여했다.

이런 흥행가도는 2013년 '갤럭시노트3'에도 이어졌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완성형을 보여준 갤럭시노트3는 출시 1개월만에 글로벌 판매 500만대, 2개월만에 1000만대를 돌파하며 파죽지세로 팔려나갔다. 전작 갤럭시노트는 9개월, 갤럭시노트2는 4개월이 걸린 '텐밀리언셀러' 달성 시점을 다시 절반으로 단축한 기록이었다. 이런 흥행에 힘입어 삼성은 보급형 '갤럭시노트3 네오'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3년은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이 피처폰 점유율을 처음 넘어서면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고, 이 시장에서 삼성은 갤럭시노트3와 앞서 출시된 갤럭시S4를 앞세워 '황금기'를 열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3년 삼성전자는 사상 최초로 3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판매했고, 점유율은 32.3%로 애플(15.5%)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제4막. 혁신에 대한 갈망


아이폰의 성공 이후 스마트폰은 21세기 기술 혁신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사람들은 매년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올때마다 어떤 혁신을 보여줄지 기대했다. 하지만 해가 거듭되면서 스마트폰이 완숙기에 접어들며 임팩트있는 혁신을 점차 줄어들자 "혁신이 보이지 않는다" "업데이트에 그쳤다" "가격만 높아진다"는 불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2014년 나온 '갤럭시노트4' 역시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갤럭시노트4는 지문인식과 15W 고속 충전, 산소포화도 측정, 자외선 센서 등 신기술을 대거 도입하고 S펜도 2048단계 필압과 기울기를 감지하도록 개선하는 등 기술력을 결집한 제품이었지만, 혁신이라 부를 '한 방'이 아쉬웠다.

대신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세상을 다시 놀라게 할만한 혁신 하나를 따로 숨겨뒀다. 바로 갤럭시노트4와 함께 등장한 '갤럭시노트 엣지'였다.

갤럭시노트 엣지는 디스플레이 오른쪽 끝이 곡면으로 휘어진 최초의 엣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이었다. 이 공간에 자주 쓰는 아이콘을 배치하거나 문자나 시간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갤럭시노트 엣지는 평평한 디스플레이를 가진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에서 최초로 벗어난 과감한 디자인 혁신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갤럭시노트5부터는 디자인 혁신에 힘을 쏟았다. 갤럭시노트5는 초슬림 베젤과 후면의 곡면 디자인을 채택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슬림해진 몸집으로 '삼성전자 패블릿폰 중 가장 우아한 제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대화면과 스타일러스 펜의 조화는 갤럭시노트5에 이르러 완성에 가까운 조화를 이뤘다.

하지만 급진적인 변화에 이용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갤럭시노트5는 다이어트의 대가로 찰탁식 배터리와 마이크로SD 카드 확장 슬롯을 포기해 팬들의 불만을 샀다. 또 3000mAh의 배터리 용량은 기대에 못미쳤으며, 살짝 누르면 튕겨져 나오도록 탑재 방식을 개선한 S펜은 실수로 거꾸로 넣으면 기기 자체가 망가지는 현상이 발생해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hc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