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 렌더링 이미지 /사진= 폰아레나
아이폰12 렌더링 이미지 /사진= 폰아레나

#잡스가 떠나고 애플 주식도 천상계로 '우뚝'

#유동성 발맞춰 액면분할 결정…노 가이던스 기대감 솔솔

# 이제 '애플 라이프'에 주목할 때 


삼성전자의 하반기 신제품이 대거 공개되는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행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전자의 경쟁자 애플이 연일 주가를 끌어올리며 전세계 투자금을 빨아들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비록 '혁신가'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떠났지만,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더 높은 가치를 지닌 기업이 된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도 컨센서스를 넘어서는 호실적을 비롯, 프리미엄과 중저가를 아우르는 제품 포지셔닝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생태계 전략이 애플을 '지구상 최고의 기업'으로 부르게된 이유로 꼽힌다.  


관전포인트 1. 증권가 예측을 뛰어넘은 애플의 호실적 


일반적으로 주가는 미래의 가치를 얼마나 현실에 반영했느냐에 달려있다. 쉽게 말해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에 부합하느냐가 그만큼 주가를 지지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애플은 지난 분기(4월~6월),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역대급 실적을 이뤄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가볍게 넘어서며 코로나의 위기를 무색하게했다. 

지난 분기 애플의 매출액은 597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 늘었고, 영업이익 또한 131억달러를 기록, 13% 급등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였던 매출액 523억달러, 영업이익 105억달러를 큰폭으로 뛰어넘은 것. 대표상품인 아이폰은 매출은 264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 늘었고, 아이패드와 맥 매출 또한 각각 13%, 41% 크게 늘었다. 애플이 주도하고 있는 웨어러블과 액세서리 매출 또한 전년동기대비 17% 늘었다. 

애플의 지난 분기 실적이 더욱 의미있는 이유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코로나19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나홀로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총 5248만대로 전년동기대비 31% 급감했다. 화웨이 또한 5576만대에 그쳐 5% 감소했다. 반면 애플은 나홀로 출하량(3757만대)을 11% 늘렸다. 특히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과감한 중저가 제품의 출시 덕에 상반기 비수기 트렌드를 상쇄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호실적 덕분에 애플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를 제치고 지난 2일(현지시간) 시가총액 1조8400억달러를 기록하며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화로는 약 2200조원 규모로, 이는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들 모두 합친 것보다도 더 높은 액수다. 지난 3일(현지시간)에도 애플의 주가는 전일대비 2% 뛰어오르며 연일 몸집을 불리는 모습이다. 

 

팀 쿡 애플 CEO /사진=디미닛 제공
팀 쿡 애플 CEO /사진=디미닛 제공

 


관전포인트 2. 유동성 발맞춘 주주환원책…액면분할에 주목


제로금리시대를 맞아 미국 기술주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주식분할을 통해 전세계 '개미(개인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신계의 주식'으로 발돋움한 만큼, 주식 매입 부담을 낮추고 제로금리시대를 기회로 삼아 유동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애플은 이달 중 1:4 액면분할을 진행, 추가 상장되는 주식은 오는 24일 장마감 후 주주들에게 배포될 예정이다. 분할된 주식은 오는 31일부터 거래가 시작된다. 

이는 창사 이래 5번째 액면분할이다. 가장 최근 액면분할을 진행한 것은 지난 2014년 6월이다. 당시 애플 주가는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다, 액면분할을 계기로 퀀텀점프를 이뤄냈다. 전세계에 갈곳 잃은 돈뭉치가 애플을 향해 뛰어갈 준비를 마친 셈이다. 

지난 2015년 이후 20%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벨류에이션 부담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애플의 유동성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2분기 연속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은 점도 올 하반기 애플의 주주들을 설레게하는 이유로 꼽힌다. 특히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12'의 양산이 미뤄져 예년처럼 9월 말에 출시하지 못하고 몇주 후에 공급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3분기 애플의 상승 모멘텀이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그래픽 = 디미닛
그래픽 = 디미닛

 


관전포인트 3. 아이폰 신기술 아닌 '애플 라이프'에 주목하자 


지난 분기 애플의 호실적은 사실 하드웨어의 힘으로 이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격근무와 홈스쿨링 효과로 아이패드와 맥의 판매가 예상치를 뛰어넘었기 때문.

그러나 서비스 부문의 매출총이익률 또한 67.2%를 시현하며, 연일 고공해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 매출규모는 매분기 최고치를 갱신중이다. 애플의 서비스 매출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모두 갖춘 유일한 지배적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이는 구글과 삼성전자가 넘지 못한 거대한 장벽이기도 하다.  

특히 애플은 코로나19 시대에 발맞춰 중저가 시장 침투를 가속화하며, 하드웨어 마진을 줄이는 동시에 공급량을 늘려 서비스 매출을 더욱 끌어올리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 지난 분기 애플 앱스토와 애플뮤직, 클라우드, 비디오를 비롯, 애플TV+와 뉴스+, 아케이드, 애플카드 등 신규 서비스 매출이 크게 개선됐다. 

서비스 플랫폼 유료 구독자 수 역시 전분기대비 3500만명 늘어난 5.5억명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31% 급증했다. 현재는 하드웨어 매출에 70% 이상을 의지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자체 앱 생태계를 비롯 소프트웨어 지배력을 강화해 매출 구성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할 공산이 크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폰 매출 및 영업이익 비중은 매분기 줄어들고 있다"며 "세트 업체의 옷을 벗고 애플이 SW 및 서비스업체로 변신을 꾀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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