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자산의 다양화와 사회 변화가 디지털 자산 혁명

권용진 님 /캐리커쳐=디미닛
권용진 님 /캐리커쳐=디미닛

핀테크의 꽃은 무엇일까? P2P(peer to peer, 개인간) 금융, 로보어드바이저, 간편 송금 및 결제, 금융 데이터 사업 등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가장 멋진 일은 유동성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키는 일인 것 같다.

유동성(Liquidity)이란 무엇일까? 유동성은 어떤 물건을 쉽게 팔아서 현금화하거나 쉽게 살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금이나 상장 주식 같은 것들은 유동성이 높다고 하고, 미술품이나 골동품, 시골의 땅 등은 유동성이 낮다고 한다.

사실 핀테크뿐만 아니라 많은 기술 기업들이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들의 유동성을 엄청나게 상승시켜 주었다. 호텔 예약 서비스는 호텔의 유동성을, 아마존이나 쿠팡과 같은 오픈마켓은 물건을 쉽게 사고 팔게 해줬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리랜서 플랫폼이나 레슨 플랫폼은 사람의 재능이나 기술을 사고 팔 수 있도록 만들어 유동성을 높였다.


낮은 유동성으로 실행하기 어려웠던 투자를 쉽게


최근 핀테크의 트렌드는 높아진 금융 유동성을 이용, 투자를 쉽고 간편하면서 재밌지만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유동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거래 수수료, 기회비용 손실, 시간 손실 등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즉, 예전에는 투자를 해도 낮은 유동성으로 실행하기 어려웠던 투자를 이제는 쉽게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와디즈, 킥스타터 등으로 대표되는 크라우드 펀딩이 첫 시작점이다.

핀테크의 발전이 이뤄지고 규제 개혁이 이뤄지다보면 결국 인간이 만들어내는 모든 가치에 대한 투자 허들이 대폭 허물어질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유동성으로 인해 기존에 소외 받던 예술, 음악과 같은 저(低)유동성 상품이나 제조업, 농업과 같은 단위가 큰 산업, 기술적으로 불가능했던 유망주나 영재에 대한 투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추세는 앞으로 더욱더 확산될 전망이며, 궁극적으로 이같은 자산은 물리적인 소유보다는 디지털화된 자산으로 관리될 것이다. 이러한 투자 자산의 다양화와 그로 인한 사회 변화가 디지털자산 혁명이다. 현재 자본주의가 지니고 있는 문제점이 많이 제기되는 가운데 기본 소득이나 세법, 배분 정책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일반인의 투자 유동성을 높여서 더 많은 기회와 선순환 구조를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음 편에서는 디지털 자산 혁명의 선제 과제와 기술적인 특징들을 살펴보자.

 

글=권용진
정리=허준 기자 joon@techm.kr


<Who is>권용진 님은?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컴퓨터과학과 응용수학을 복수 전공한 후 뉴욕에서 퀀트 애널리스트로 경력을 쌓았다. 퀀트 인공지능과 고빈도매매(HFT) 시스템을 대중에게 전하고자 다수의 매체에 글을 기고해 왔다. 현재 디지털 자산 증권사 비브릭의 전략이사를 맡고 있다.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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