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측정기로 생활권 미세먼지 실시간 측정
정밀한 미세먼지 맵과 확산 시뮬레이션 제공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날이 쌀쌀해지면서 돌아온 불청객 미세먼지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테크M은 심각한 사회적 재난으로 떠오른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그린 스타트업'의 혁신가들을 만나 푸른하늘을 되찾기 위한 열정과 도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맑은 하늘을 되찾은 것도 잠시, 다시 미세먼지가 '나쁨' 신호를 보내고 있다. 특히 올 겨울엔 중국발 황사와 함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포털이나 앱에서 미세먼지 정보를 찾아보면 시나 구 단위로 '좋음' 혹은 '나쁨' 여부는 알 수 있지만, 실제 지금 걷고 있는 도로나 활동하는 세부적인 공간의 미세먼지 농도까진 알기 어렵다. 또 이동할 행선지의 미세먼지가 도착 시간엔 괜찮아질지, 혹은 더 나빠질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그린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울산의 소프트웨어 벤처기업 '인포쉐어'다.


미세먼지 측정 '빈틈' 메운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인포쉐어는 인간으로부터 나오는 '휴먼 시그널'과 지구 환경으로부터 나오는 '환경 시그널'을 수집하고 연구해 좀 더 깨끗한 환경에서 인간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미세먼지로 시민들이 고통받는 날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인포쉐어의 관심사는 자연히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향했다.

전승준 인포쉐어 대표는 "뉴스에서 보면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장치가 실제 사람들이 호흡하는 위치보다 훨씬 높은 곳에 설치돼있거나 미세먼지 농도 측정 자료 역시 대표값인 경우가 많다"며 "실제 우리가 생활하는 도로나 거주하는 공간의 미세먼지 농도는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승준 인포쉐어 대표
전승준 인포쉐어 대표

현재 미세먼지 모니터링 시스템은 측정소 하나 당 수십㎢에 달하는 넓은 면적을 담당하고, 측정소 간 평균거리도 수 ㎞에 달해 지역에 따라 측정이 누락되거나 측정값의 신뢰도가 낮은 사례가 나오고 있다. 특히 1시간 단위로 샘플링 기법을 통해 측정을 하기 때문에 실시간 측정 및 모니터링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인포쉐어는 직접 광산란 방식의 소형 미세먼지 측정기를 개발했다. 이 측정기는 2016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현재 3세대 모델까지 업그레이드했으며, 현장검증에서 측정 오차 15% 이하, 예보 정확도 80% 이상을 달성했다. 데이터 기반의 보정 기술을 통해 몇 만원짜리 장치로 수천, 수억원에 달하는 측정기와 비슷한 성능을 구현한 것이다.


미세먼지 측정 서비스 개인 맞춤형으로 전환


인포쉐어는 이 측정기를 실제 도심지의 주요 미세먼지 배출원이기도 한 버스, 택시 등 차량에 부착해 도로의 미세먼지 현황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 기반의 미세먼지 확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해 실시간 현황과 예측 정보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런 플랫폼을 구현하면 전국 단위의 개괄적인 미세먼지 예측 정보보다 훨씬 자세한 일상 생활권의 '실시간 미세먼지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된다.

인포쉐어가 개발한 미세먼지 측정기
인포쉐어가 개발한 미세먼지 측정기

전 대표는 "측정기는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 2.5), 극초미세먼지(PM 1.0)와 온습도를 측정한다"며 "차량에 부착된 측정기가 5~10초마다 도로상의 미세먼지를 측정해 자동으로 전송하며, 이를 공공데이터와 결합해 2~3시간 뒤 어떻게 확산될 지 유체역학 기반의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인포쉐어는 측정기를 가방 등에 달 수 있는 '굿즈' 형태로 개발해 개인별로 맞춤형 미세먼지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제품에는 GPS 기능을 탑재해 자신이 지나온 경로에 따라 흡입한 미세먼지 총 누적량 등을 계산해준다. 이를 미세먼지에 민감한 어린이나 조깅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성인 등 일반 소비자(B2C) 대상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민간 미세먼지 측정 플랫폼 생태계 확장 나선다


인포쉐어의 측정 시스템의 활용 범위를 넓히면 일상 생활에서의 미세먼지로 인한 고민거리인 환기나 외출 등의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 내부와 외부, 층별 미세먼지를 각각 측정해 환기나 외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 자료 = 인포쉐어

인포쉐어는 오는 2일부터 사흘간 대전에서 열리는 그린 스타트업 국제혁신대회 'I4BS 디자인 씽킹랩' 참가를 통해 미세먼지 측정 플랫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고, 다양한 협업을 통해 미세먼지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대표는 "그동안 공공 카테고리 였던 미세먼지 측정을 개인 맞춤형 측정으로 전환하는 게 목표"라며 "이런 미세먼지 데이터를 모아 '미세먼지 지도'를 만들면 민간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공에서도 기존 시스템 대비 비용절감과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4BS 디자인 씽킹랩' 행사는?

오는 2일부터 사흘간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리는 '푸른 하늘을 위한 혁신, 디자인 씽킹랩(I4BS Design Thinking Lab)' 행사는 한국 주도로 제정된 최초의 유엔 기념일인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을 기념하고 그린 뉴딜의 글로벌 성과 확산을 위해 기획된 해커톤 방식의 국제혁신대회입니다.

국가기후환경회의와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1차 선발을 거친 7개국 15개팀이 참가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기술적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참가팀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기획안을 바탕으로 분야별 전문가의 밀착 지원을 통해 시제품을 제작하고,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아 우승팀을 가리게 됩니다.

국가기후환경회의와 중기부는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9월7일 국제기구, 국내외 정부, 공공기관 및 글로벌 금융사 등과 글로벌 그린 스타트업 지원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I4BS 플랫폼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청년 혁신가와 스타트업을 통한 대기질 개선 기술과 혁신 지원 노력을 모범사례로 만들어 국제사회에 공유할 계획입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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