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지원, 직원교육 등 기업용 비대면 시장 공략
포스트 모바일 기술로 '혼합현실(MR)'을 내세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MR 디바이스 '홀로렌즈'로 국내 기업 시장에 진출한다.
2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날 국내에 정식 출시된 '홀로렌즈2'를 소개했다.
혼합현실(MR)은 현실 공간에 디지털 정보를 덧씌우는 증강현실(AR)과 현실 공간과 차단된 가상현실(AR)의 장점만을 모은 기술이다. 현실 공간에 3D 기반의 가상 정보를 더해 상호작용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홀로렌즈'는 안경처럼 쓰면 별도의 스마트폰이나 PC 연결 없이 이런 혼합현실 환경을 만들어주는 장치다. 홀로렌즈를 착용하면 눈앞에 혼합현실을 3D 홀로그램으로 구현하고, 이를 사용자의 손동작이나 음성으로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다.
홀로렌즈, AR·VR 기기와는 다르다
홀로렌즈는 단순히 홀로그래픽을 보여주는 역할을 넘어 리모컨 등 별도 장치 없이도 홀로그램을 직접 손으로 만지고 조작하며 작업을 공유할 수 있는 독립된 컴퓨팅 장치라는 점이 기존 AR, VR 장비들과의 차별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를 PC, 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컴퓨팅 장치로 키워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공들이고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인텔레전트 엣지 디바이스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는 "스마트폰 보다 많은 변화가 인텔리전트 엣지단에서 일어날 것으로 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며 "디바이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개발과 기업 내 데이터 연계 플랫폼, 인공지능(AI) 분석 기술 등 토털 솔루션을 갖추고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제공한다"이고 설명했다.
홀로렌즈 시리즈 중 한국에는 최초로 선보인 '홀로렌즈2'는 전작보다 시야각을 2배로 늘리고 착용감을 크게 개선한 제품이다. 초경량 탄소섬유 소재로 제작해 무게를 줄이고 안면부에 치중돼 있던 무게중심을 뒤로 옮기면서 착용감을 개선했다. 또 홍채인식 기능을 추가해 착용하면 곧바로 사용자를 인식할 수 있다.
원격 협업에 최적화, B2B 시장 공략 나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2를 통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홀로렌즈를 활용하면 원격 지원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협업이 가능하며, 직원 교육도 한 군데 모여서 하지 않아도 더 효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의 '언택트'(비대면) 환경을 지원할 최적의 기기라는 얘기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공장에 설비가 고장나면 엔지니어가 직접 갔지만 이젠 그렇게 하기 어려워졌다"며 "홀로렌즈를 통해 화상으로 대화하며 메뉴얼을 보여주거나 작업 관리나 지침을 주는 부분이 현재 기업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필립스는 홀로렌즈로 실제 시술 현장에서 환자 정보를 눈앞에 보여주는 교육용 시뮬레이션을 개발했고, 미 항공우주국(NASA)과 록키드마틴은 우주선 조립에 홀로렌즈를 활용해 소요 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충북테크노파크에서 가스안전 설비의 제어와 시뮬레이션을 위해 홀로렌즈 기술을 활용한 가상모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산업용 AR 솔루션 기업 버넥트의 차량 수리 애플리케이션, 에스피테크놀러지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이노뎁의 영상관제 솔루션 등 국내 기업들의 사례도 소개됐다.
이건복 마이크로소프트 아태지역 IoT&MR 솔루션 테크니컬 팀장은 "B2B 시장에 집중하는 건 현재 산업적 시나리오가 더 다양하고 이미 많은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일반 소비자가 개인적으로 사용하기엔 아직 가격이 비싸고 콘텐츠도 한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