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11월 들어 기록적인 가격 상승세를 보이며 마침내 개당 2100만원선을 뚫어냈다. 나스닥을 비롯 전세계 성장주의 상승세가 꺾인 가운데,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가상자산을 향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또한 380조원에 육박하며 삼성전자(400조원)에 버금갈 정도다.
비트코인부터 이더리움·리플까지…"어게인 2017, 다시 가즈아"
24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보다 5% 오른 개당 2115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연중 최고치로 지난 2018년 1월 이후 2년10개월만이다. 특히 이는 올해 1월1일 거래 가격인 832만7000원(종가)과 비교하면 11개월 새 3배 가까이 폭등한 수치다.
지난 3년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알트코인도 잇따라 매수행렬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리플은 전일대비 5% 오른 개당 700원에, 이더리움 또한 11월 들어 40% 가량 가격을 끌어올리며 개당 70만원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밖에도 에이다와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트론, 오미세고 등 주요 알트코인 모두 일제히 한달새 두자릿 수 이상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이번 상승장의 주요 원인으로 저금리로 비롯된 시장의 유동성과 가상자산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을 꼽는다. 유동성에 따른 달러 약세 현상이 뚜렷해진 가운데, 금과 나스닥 증시의 성장세가 멈추면서 자금 흐름이 가상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글로벌 결제 업체 페이팔이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 도입을 공식 선언하고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 또한 자체 디지털 화폐인 'JPM코인' 발행을 예고하면서 가상자산이 글로벌 이슈의 중심에 선 점도 시장 전체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과 통화정책이 한 몸이 돼 돈이 시중에 풀리는 현 경제 환경이 당분간 가상자산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며 "JP모건 등 주류 시장 역시 비트코인 매수세에 힘을 싣고 있어, 당분간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든 코인이 다 웃는건 아니야…묻지마 투기 조심!
가상자산 투자업계에선 3년만에 돌아온 투심을 반기면서도, 시장의 부작용을 키울 수 있는 사기거래에 대해선 주의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상자산의 특성 상, 작은 시장의 충격에도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는 만큼 위험 회피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실제 국내에서 거래 중인 500여종의 가상자산 중 절대다수가 2017년, 또는 발행 직후의 시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총이 낮은 가상자산의 경우, 일부 주주들이 적은 돈으로 시세를 조작할 수 있어 투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가상자산 카카오톡 투자방에도 11월 들어 특정 거래업체 상장 및 대기업과의 제휴설 등 풍문이 나돌며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과 한달새 50% 가까이 몸집을 불린 탓에 차익실현 매물 및 투심을 자극하는 뉴스는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가상자산 대중화를 위해선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많은데, 투심의 힘으로 시세가 움직이고 있어 단기 시세변동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