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2011년, 프로야구 9번째 구단 창단을 선언하는 자리에서 '산업보국(産業報國)'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당시 그는 "산업보국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산다"고 했다. 야구단을 창단해서 게임기업도 나라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증명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2020년 11월24일. 김택진 대표가 산업보국을 위해 수백억원을 투자해 만든 9번째 구단인 NC 다이노스가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팀으로 우뚝섰다. 게임을 통해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줬던 것처럼, 김 대표는 야구를 통해서도 수많은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전해줬다. 


가치 창출과 사회적 책임, 두마리 토끼 잡은 택진이형


김 대표는 야구단을 창단하며 기업의 첫번째 목표가 이윤 창출이 아니라 '가치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다음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즐기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첫번째 목표인 가치 창출에 가깝다.

야구단을 통해 많은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역시 무시 못할 가치다. 하지만 두번째 가치인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에 더 무게가 실린다. 김 대표는 야구단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을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김 대표는 실제로 이를 행했다. NC 다이노스의 홈구장인 창원 NC파크는 장애인 친화적인 구장으로 첫손에 꼽힌다. 계단턱이 없는 것을 시작으로 휠체어 전용 창구, 휠체어가 들어올 수 있는 바비큐 좌석까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배려한 김 대표의 의중이 곳곳에 묻어난다.

아울러 김택진 대표 본인도 야구단 창단을 계기로 대중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야구당 창단 당시만해도 김택진 대표는 만나기 어려운, '은둔의 경영자' 중 한명으로 불려왔다. 당시 야구단 창단식이 약 3년만의 공식석상이었으니 '은둔'이 맞았을지도 모른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 = 엔씨소프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 = 엔씨소프트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선 택진이형, '다음 꿈'은 어디일까


하지만 야구단 창단 이후 김택진 대표의 행보가 달라졌다. 부쩍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잦아졌다. 구단주로서 미디어 노출이 잦아지면서 친근한 이미지도 생겼다. 본업인 게임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모바일게임 '리니지M'과 '리니지2M'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리니지M' 출시 기자 간담회때는 이례적으로 직접 참석해 게임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그리고 백미는 역시 지난 2017년 광고 출연이다. '리니지M' 광고에 '택진이형'으로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한발 더 다가갔다. 리니지2M에서도 마찬가지. 이제 '택진이형'은 김택진 대표를 부르는 고유명사가 됐다. 

그런 택진이형이 이끄는 야구단이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정상에 섰다. 정규시즌 우승 이후에도 "다음 꿈을 위해 걸어가겠다"고 얘기했던 그다. 한국시리즈 정상에 선 지금, '다음 꿈'을 향해 걸어갈 택진이형의 행보가 더 궁금해진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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