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
웹툰, 웹소설 기반 영상 제작 속도낼 듯

/그래픽=디미닛 제공
/그래픽=디미닛 제공

네이버웹툰 기반의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의 글로벌 성공에 힘입어 해외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네이버웹툰이 북미 이용자 9000만명을 보유한 '왓패드'까지 품으며 명실상부 글로벌 웹툰-웹소설최강자의 입지를 다졌다. 스위트홈의 흥행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 가운데 1조원에 가까운 거액을 들여 현지 웹소설 플랫폼을 인수, 보다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최대 웹툰사로 '우뚝'…영상 제작 능력 'UP'


20일 네이버는 왓패드의 주식 2억4854만주를 6533억원을 들여 지분 100%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캐나다에 거점을 둔 왓패드는 매월 9000만명 이상의 북미 사용자가 230억분을 사용하는 세계 최대 소셜 스토리텔링 플랫폼이다. '애프터' 등 1500여편의 작품이 출판과 영상물로 제작된 바 있다.

이로써 네이버웹툰과 왓패드의 월간 이용자수를 더하면 무려 1억6000만명에 이른다. 명실상부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 사업자로 발돋움하게 되는 것이다. 네이버는 북미·유럽 등 다양한 문화권에 있는 9000만명의 왓패드 사용자 기반과 500만명의 창작자들이 남긴 10억편에 달하는 스토리 콘텐츠를 통해 네이버의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를 보다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왓패드 사용자의 80%가 Z세대로 구성돼 글로벌 Z세대에게 검증된 원천 콘텐츠를 네이버웹툰으로 제작할 수 있다. 네이버웹툰은 이미 재혼황후, 전지적독자시점 등을 통해 웹소설 기반 글로벌 웹툰화의 성공 가능성을 검증해왔다. 또한 왓패드는 글로벌 영상 사업을 전개하는 '왓패드 스튜디오'도 보유하고 있어 네이버웹툰의 스튜디오N 등과 함께 네이버웹툰과 왓패드의 원천 콘텐츠를 더욱 다양하게 영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한성숙 네이버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네이버의 '북미 공략' 속도 올린다 


네이버웹툰은 왓패드 인수를 계기로 보다 적극적으로 북미 시장에서 사세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북미 웹툰사업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웹툰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정리에 돌입한 상태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라인이 보유하고 있는 일본 콘텐츠 법인 라인디지털프론티어의 지분 전량을 인수, 라인주식회사에 신주를 발행하고 추후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웹툰과 라인망가를 모두 지배하는 형태로 정리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해 11월에는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미국 현지 작품 영상화를 확대하기 위해 3개의 국내외 영상 제작 스튜디오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웹툰 사업의 거점을 북미로 옮긴 동시에, 현지에서 직접 영상도 제작하겠다는 전략이다. 

 

CI = 네이버웹툰
CI = 네이버웹툰

 

이는 네이버가 라인을 통해 일본 시장을 공략했던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네이버는 설립 2년차에 접어든 2000년부터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결국 2005년부터는 일본에서 검색사업을 접고 게임사업만 지속했다. 그리고 2009년 일본 검색시장에 다시 도전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기회를 엿보던 네이버는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발생으로 모든 통신이 두절된 상황을 목격하고, 바로 그해 6월 '라인'을 론칭한다. 특히 거듭된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거름 삼아 일본에서 수년간 살다시피하면서 문화와 사회정서 등을 파악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현지 법인에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번 웹툰 사업에도 라인의 성공방정식을 그대로 이어간다. 한국 또는 일본 법인으로는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아예 웹툰 사업을 통째로 현지법인에 맡기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실제 이같은 네이버웹툰의 북미 확장 전략 덕에 지난해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네이버웹툰 IP 기반의 드라마 '스위트홈'이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왓패드 스튜디오와의 협업이 더해질 경우 현지 웹툰을 기반으로한 영상 콘텐츠의 장악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