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스튜디오드래곤
네이버웹툰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스튜디오드래곤에 제작한 스위트홈 / 사진 = 스튜디오드래곤

 

"요즘 엔터주는 뭐가 좋아?"  

여의도 증권가에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지만, 최근에 엔터 섹터의 주가가 너무 올라 누구도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올해 콘텐츠주의 대세는 드라마 제작사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TV 플러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업체들이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어, 역대급 수요 팽창은 확실한 분위기다. 이들은 북미-유럽 시장에서 성장 정체 국면에 진입한 넷플릭스가 한국을 디딤돌로 삼아 아시아 시장에서 활로를 찾은 것을 벤치마킹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이동통신사에 이어 쿠팡까지, IT 플랫폼 업체들도 이용자들의 시간을 잡기 위해 저마다 OTT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모두 차별화를 위해 저마다 킬러콘텐츠 찾기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결국 늘어나는 OTT 시장의 콘텐츠 갈증은 드라마 제작사들이 채워야한다. 이에 올해는 드라마 제작사들의 기업가치 리밸런싱이 속속 이뤄질 전망이다.  


1등에 주목하자...글로벌로 승천하는 '스튜디오드래곤'


'스위트홈'을 앞세워 국내 대표 영상 콘텐츠 제작사로 발돋움한 스튜디오드래곤은 18일 정오 기준, 전일대비 0.7% 하락한 주당 9만8900원에 거래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지난해 10월만해도 주당 7만원선에 거래되던 스튜디오드래곤은 대표작 '스위트홈'이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지난 14일, 주당 10만원선을 뚫어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여전히 스튜디오드래곤의 목표가를 12만원 이상으로 책정하며 추가 상승을 점치는 모습이다. 최근 3일새 대신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저마다 목표가를 주당 12만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TV 플러스의 국내 진출이 임박한 데다 쿠팡플레이와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 플랫폼의 콘텐츠 소싱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트홈을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쌓은 동시에, 국내외 유명 작가를 대거 끌어모으며 제작 모멘텀도 꾸준히 쌓아가고 있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내건 대신증권의 김회재 연구원은 "국내외 OTT 경쟁 심화에 따른 콘텐츠 수요 증가, 21년 디즈니 플러스 한국 진출, HBO Max 진출 가능성, 중국 OTT 사실상 개방 등을 반영해 향후 10년 성장률을 기존 16%에서 18%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또한 "스튜디오드래곤은 회당 제작비 약 30억원의 대작 오리지널 ‘스위트홈’ 외주 제작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디즈니+와 애플 TV, 티빙, 웨이브의 공격적 투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작 제작 경험과 히트작 작가 다수 보유한 동사는 스튜디오드래곤은 최우선 협상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네이버와 CJ 간의 지분 교환으로 웹툰 IP 우선권을 갖춘 것으로 보이며, 네이버-티빙 결합상품을 통해 숏폼/미드폼 등 콘텐츠 다양화도 강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전지현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대작 드라마 지리산/ 사진 = 에이스토리
배우 전지현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대작 드라마 지리산/ 사진 = 에이스토리

 


우리도 해외로! 글로벌 확장 꾀하는 키이스트·에이스토리


지난 한주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던 키이스트는 '글로벌 팽창'을 꿈꾸는 국내 대표 콘텐츠 제작사로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키이스트는 드라마 '하이에나', '보이스1,2,3',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을 제작한 곳으로 주지훈, 손현주, 김동욱 등 한국 대표 배우들의 소속사이기도 하다. 

올초 주당 1만원대에 머물던 키이스트는 지난 7일 이후 30%대의 급등세를 보이자 지난 15일 이후 10% 가량 급락하며 차익매물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여전히 증권가에선 국내 영상 콘텐츠 제작사 중 가장 주가 상승세가 더딘 종목으로 키이스트를 꼽는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이스트는 연평균 1.8편에 불과했던 제작 역량이 올해 5~6편으로 늘어날 것으로 파악된다"며 "올해 개발 중인 IP 보유전략의 지난해 '하이에나'보다 규모가 크며, 글로벌 OTT향으로 독점 판매되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주 큰 '텐트폴'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키이스트가 넷플릭스에 공급한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 사진 = 키이스트
키이스트가 넷플릭스에 공급한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 사진 = 키이스트

 

업계에선 '보건교사 안은영'으로 이미 손을 잡은 넷플릭스를 포함해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TV 플러스와 콘텐츠 제휴를 추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키이스트 측은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추후 계약 사항에 따라 추가 상승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최근 영상 제작사 중 가장 높은 기업가치 증대를 이뤄낸 에이스토리는 여전히 증권가 '톱픽' 기업으로 손꼽힌다. 그간 국내 방송사에 '백일의 낭군님', '우리가 만난 기적', '시그널 시즌 1' 등 제공했던 에이스토리는 넷플릭스의 국내 첫 오리지널 드라마인 킹덤 시즌1 및 후속 시리즈 킹덤 시즌2에 이어 오리지널 드라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시즌 1,2 을 제작하며 글로벌 점유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이로인해 지난해 말까지 주당 3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지난 15일, 주당 4만1900원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18일에도 여전히 차익매물없이 고점 주위를 맴돌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지리산'에 주목하고 있다. 올 하반기 방영예정인 지리산은 제작비만 300억원 규모로, 이미 스튜디오드래곤에 국내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인 아이치이와 국내 및 중국을 제외한 해외 방영권 라이센스를 계약한 상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스토리는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로 시즌제 형식의 글로벌 텐트폴 작품을 매년 한 작품 이상을 선보일 것"이라며 " 실적증가의 지속성을 높여줄 것"이라며 "올해 지리산을 비롯, 라인업이 확대되는 환경하에서 글로벌 텐트폴 드라마 제작 및 판매로 실적이 퀀텀점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 = NEW
사진 = NEW

 


'대작 러시' 앞둔 팬엔터·NEW…올해는 퀀텀점프의 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석달간 무려 2배 이상 주가를 끌어올 팬엔터테인먼트는 1월 들어서도 여전히 콘텐츠 업계의 블루칩으로 꼽힌다. 지난 13일 이후, SK증권과 KB증권, 하이투자증권이 팬엔터의 기업가치 상승을 점치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급등의 부담으로 목표가는 내걸지 않았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06년 상장한 기업으로 겨울연가, 해를 품은 달, 킬미힐미, 쌈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 등 다수의 히트작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청춘기록이 유일한 작품으로, 연평균 3편 제작에 나섰던 과거대비 제작역량이 부침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는 제작 편수 증가에 따른 외형성장이 가시적인 상황이다. 올해 신규 드라마는 5월 방영 예정인 라켓소년단을 비롯해 5개의 작품이 예정돼 있다. 

특히 팬엔터는 IP가 방송사에 귀속되는 기존 외주제작 형태에서 직접 IP를 보유하는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 있다. 신작 라켓소년단은 겨울연가 이후 순수 100% IP를 보유하고 있는 작품으로 SBS와 넷플릭스 방영 확정으로 인한 수익 극대화가 기대된다.

최근 쿠팡플레이에 영화 25편 제공을 포함한 콘텐츠 계약을 체결한 NEW 또한 올해 드라마 제작편수를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되는 제작사다. 물론 주가는 이미 선반영된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주당 3000원~4000원선을 맴돌다, 1월 들어 8500원까지 치솟은 모습이다. 단기 차익실현 매물은 부담되지만, 50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될 히어로물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하다. 숨고르기 이후 추가 성장이 기대되는 것. 

실제 NEW가 준비 중인 히어로물 '무빙'은 모완일 감독(부부의 세계 연출)과 강풀 작가(동명 웹툰 원작)라는 탄탄한 연출진으로 국내 영상 콘텐츠 시장의 기대감을 한몸에 받고 있다. 자체 IP를 보유한 첫 텐트폴 작품으로 현재 해외 OTT 판매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NEW는 강풀 작가의 웹툰 영상화 판권 7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1년에 작품 1개만 하더라도 향후 7년간 흥행이 담보된 자체 IP의 텐트폴 작품 제작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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