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이석우 대표(왼쪽)와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 허백영 대표 /캐리커쳐=디미닛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이석우 대표(왼쪽)와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 허백영 대표 /캐리커쳐=디미닛

다시 찾아온 가상자산 '불장'으로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이 모두 웃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에 매수세가 붙으면서 거래소들의 수수료 수익 증대에 영향을 줬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거래소들이 보유한 가상자산들의 가치 상승도 실적에 반영돼, 순이익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찾아온 '불장'이 매출 끌어올렸다 

23일 빗썸코리아의 주요 주주인 비덴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2191억원, 당기순이익은 1274억원이다. 매출 1447억원, 당기순이익 131억원에 그쳤던 전년도 실적에 비교하면 큰폭의 성장세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10배 가량 대폭 늘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도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카카오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두나무의 지난해 매출액은 1767억원, 당기순이익은 4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매출 대비 33% 늘어난 것이며, 순이익은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양사 매출 수익원은 주로 거래소 거래 수수료에서 온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들어 비트코인이 주목받기 시작하며 활황장이 시작된 것이 두 거래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풀린 유동성이 대안 투자처인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입된데다, 글로벌 기업들의 비트코인 직접투자, 관련 신사업 공식화 소식이 잇달았기 때문이다. 

특히 업비트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케이뱅크와 제휴해 원화입금 서비스를 재개한 효과도 있었다. 이전까지 업비트는 '기존 이용자'에 한해서만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케이뱅크를 통해 신규 이용자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거래소가 보유한 '가상자산' 가치 효과도 

특히 양사 모두 순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빗썸은 전년도에 비해 10배가 넘는 실적을 보였다. 당기순이익은 총 매출액에 비용을 제외 영업외손익이 포함되는데, 거래소가 보유한 가상자산 가치도 덩달아 오르면서 이 가치가 반영된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결제 페이팔이 가상자산 거래를 지원하고 결제수단까지 확장 계획을 밝히면서,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활황장이 본격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은 개당 2000만원까지 올라서더니 빠른 속도로 가격이 오르며 23일 현재 63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아직 두나무, 빗썸코리아의 감사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아, 회사가 보유한 가상자산 내역은 알기 어렵다. 하지만 거래소가 기존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과 (코인마켓에서) 거래 수수료로 취득하고 있는 가상자산 등의 가치 상승분이 일정 부분 실적에 반영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불장'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업비트의 경우, 지난 18일 기준 일거래액이 무려 10조원 규모에 달했다. 특히 업비트가 제휴한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계좌 개설이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어, 업비트로 유입되는 신규 이용자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의 경우 케이뱅크 효과와 어우러져 최근 신규 이용자 유입, 거래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해말부터 본격적인 활황장이 시작됐고, 양사간 거래량 변동도 커졌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업비트가 빗썸을 제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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