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온다, 가상자산 거래소 새판 열린다]①업비트
특금법 통과 최대 수혜주로 부상
3년간 신규투자자 진입 차단+클레이 상장도 NO!
국내 첫 자산 인덱스부터 공시시스템까지...시장자정 총력

업비트 /그래픽=디미닛
업비트 /그래픽=디미닛

오는 25일 개정 특금법이 시행된다. 개정 특금법은 가상자산 거래소 신고제 내용을 포함한 법으로 그동안 회색지대에서 영업할 수밖에 없었던 국내 여러 가상자산 거래소들에게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해준 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전히 '업권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우선 거래소 기준이라도 마련됐다는 점에서 개정 특금법은 가상자산 업계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수십개, 많게는 수백개에 달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솎아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에 테크M은 오는 25일 개정 특금법 시행을 맞아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를 분석하는 특집기사를 준비했다. 특금법 이후 시장을 선도할 가상자산 거래소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9개 거래소를 소개한다.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과 코빗, 고팍스와 한빗코, 코어닥스와 에이프로빗, 그리고 텐앤텐이 그 주인공이다. <편집자 주>


업비트는 명실상부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로 손꼽힌다. 지난 18일 기준, 일거래액은 무려 10조원 규모로 거래량만 살펴보면 중국 바이낸스와 HBTC, VENUS, ZG.COM에 이어 세계 5위다. 그런데 자전거래와 허위거래가 잦은 중국계 업체를 떼놓고 보면, 신뢰도 기준에선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후오비와 함께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시장을 이끌어가는 선두기업이라 할 수 있다. 

오는 25일 개정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시행을 앞둔 가운데,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제가 본격화된다. 가장 유력한 신고 거래소 중 하나는 단연 업비트다. 그동안 업비트는 정부의 지침을 준수하며 '믿을만한 거래소'라는 인상을 심어주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이제 특금법 시대를 맞아 가상자산 시장을 선도하는 거래소로 우뚝 설 채비를 마쳤다. 


국내 대표 거래소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 

업비트는 디지털 금융서비스 개발사 두나무가 지난 2017년 10월 론칭한 가상자산 거래소다. 회원수만 300만명에 이르는데다 빗썸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카카오가 관계사다. 카카오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 약 20%를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가 투자한 거래소'라는 타이틀은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

그렇기 때문에 업비트에 부과되는 사회적 책무는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실제 업비트는 지난 2018년 1월, 정부 방침에 따라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가 시작되고 신규 계좌 개설이 제한되자 무려 3년간 신규 투자자를 받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시장을 용인할 때까지 수익을 포기하고 기다리기를 택했다고 분석한다.

해당 기간 동안 가상자산 상장도 자제하며 말 그대로 '보릿고개'를 버텨냈다. 거래량 급증을 우려하는 정부의 속내를 간파하고 관계사 카카오의 가상자산 '클레이' 또한 상장하지 않았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20년 6월에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손잡고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개시했다.


고난의 3년, 시장정화와 불법 서비스 퇴출에 주력

이 3년간 업비트는 시장 정화와 더불어 불법 서비스 퇴출에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5월부터는 거래량 감소를 감수, 프라이버시 가상자산 퇴출을 진행했다. 송금인과 수취인 정보를 파악할 수 없는 프라이버시 가상자산(다크코인)은 시장 투명성을 해칠 수 있고, 나아가 불법 자금 세탁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 이에 업비트는 모든 다트코인을 퇴출, 정부가 파악할 수 없는 가상자산은 아예 거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7월에는 금융기관 수준의 AML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자금세탁을 원천 차단하고, 고객확인제도를 강화해 의심거래의 싹을 자른 것. 특히 자금세탁 의심거래가 포착되면 의심거래 보고서를 작성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하는 체계를 갖춰 주무부처와의 신뢰를 쌓았다. 정치권과 금융당국 모두, 가상자산 거래시장을 연구할때 대부분 업비트의 사례를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지난 2018년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따내며 보안체계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소위 4대 거래소라 불리는 거래소들 가운데 최초로 ISMS 인증을 획득하며 국내 1위 사업자라는 타이틀을 손에 쥐었다. 

사진 = 업비트
사진 = 업비트

 


국내 첫 자산 인덱스, 공시시스템도 '선도'

업비트는 단순 거래 지원 기능 외에도 국내 최초로 디지털 자산을 구성 종목으로 하는 실시간 산출 지수 체계를 만들었다. 이른바 UBCI 인덱스다.  

UBCI가 제공하는 인덱스는 현재 3가지로 구성돼 있다. 디지털 자산 시장 전체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시장 인덱스(Market Index)와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거나 반등을 노리는 디지털 자산의 전략적 투자를 위한 ▲전략 인덱스(Strategy Index), 플랫폼 산업, 게임 산업, SNS 산업, 광고 산업 등 특정 테마 디지털 자산의 투자 및 성과 확인을 위한 ▲테마 인덱스(Theme Index)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에는 테마 인덱스의 하나로 디파이 관련 디지털 자산의 시장가치 변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디파이 인덱스(DeFi Index)를 추가했다. 가상자산 대중화를 위해 종류를 구별, 투자 전략 가이드를 직접 만들어준 셈이다.

아울러 공시시스템을 구축, 가상자산 발행업체의 뉴스 및 기술 업데이트를 수시로 알리며 투자자 보호시스템도 완비했다. 특히 업비트는 개발 과정이 불투명하거나 불법 공시를 하는 사업자를 과감하게 처내며 스스로 '금융감독원'의 역할도 맡고 있다. 


특금법 시대...업비트와 카카오 시너지에 '눈길'

업비트의 이같은 과감한 자정정책은 사실 카카오 패밀리라 불리는 관계사들의 힘이 컸다. 카카오 관계사인데다 카카오 대표를 지냈던 이석우 두나무 대표를 비롯 인력 상당수가 카카오 출신인 것도 특징이다. 카카오 패밀리의 한축을 맡고 있는 만큼, 누구보다 불법 서비스를 퇴출해야하는 사회적 책임을 갖고 있는 것이다. 

특히 관련업계에선 특금법 시행 이후, 카카오와의 다양한 시너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실제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세계 최초 컨소시엄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루니버스'와 카카오의 포털 '다음금융', 블록체인 기반 증권 및 펀드 관리 서비스 '온보드',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운영 중이다.

특금법을 통해 가상자산이 부분적으로나마 제도권으로 흡수되는 만큼, 카카오 패밀리와의 연계서비스에도 속도가 붙을 공산이 크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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