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촬영부터 코칭까지 전과정 비대면 스튜디오
210도 각도에서 정밀 촬영, 3차원 관절 정보 '눈길'
6개월 시범 서비스 기간 후 추가 기능 도입 및 서비스 안정화

비대면 스포츠 스튜디오에서 요가 강사가 수강생에게 요가 수업을 하는 모습. /사진=김경영 기자
비대면 스포츠 스튜디오에서 요가 강사가 수강생에게 요가 수업을 하는 모습. /사진=김경영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헬스장 집합금지 등 제재가 강화되면서, 피트니스센터를 오픈한 지 4개월 만에 문을 닫게 됐어요."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국의 실내체육시설 운영에 제한이 생기면서,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의 위기를 겪어야만 했다. 특히 정부의 거리 두기 연장 지침의 긴장과 완화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이번에 문을 연 KT의 '스포츠 코칭 스튜디오'는 이런 고객들을 겨냥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전과정이 비대면(언택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강사와 수강생이 굳이 직접 만나지 않아도 제대로 운동하고, 관리받을 수 있다. 강사가 피트니스센터 등 실내체육시설을 굳이 운영하지 않아도, 가상공간에 직접 피트니스 센터를 차리고 스포츠 코칭 사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스튜디오 안에는 210도 각도에서 정밀 촬영 가능한 혼합현실(XR) 기술 장비를 설치하는 등 KT만의 실감미디어 기술이 적용됐다. 이를 체험해보기 위해 지난달 29일 문을 연 서울 강북구 미아 KT지사에 위치한 스포츠 코칭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가상공간서 '요가-피트니스' 콘텐츠 만든다?

KT 스포츠 코칭 스튜디오. /사진=김경영 기자
KT 스포츠 코칭 스튜디오. /사진=김경영 기자

스포츠 코칭 스튜디오는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아프리카TV와 XR 기반 실감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스포츠 코칭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번에 문을 연 스포츠 코칭 스튜디오는 '국민체육진흥기금' 지원을 받아 추진됐다. KT와 아프리카TV가 ▲태권도 ▲요가 ▲피트니스 등 3개 종목을 위한 비대면 스포츠 코칭 플랫폼 '키핏(KEEPFIT)' 구축 및 사업확장에 참여했다.

가장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니 보이는 것은 로마의 콜로세움처럼 생긴 파란색 원형 스튜디오였다. 스튜디오 크기가 생각보다 많이 크진 않았지만, 움직이는 동작이 그렇게 많지 않은 요가나 태권도 영상을 찍기엔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현재 시범 서비스로 골프 콘텐츠 촬영도 가능하다고 한다. 

원형 스튜디오 안에는 벽면에 붙은 19대 카메라가 눈에 띄었다. 이 카메라는 강사의 운동 시범 동작을 210도 각도에서 정밀하게 촬영하기 위한 카메라로, 동일한 간격으로 떨어져있다. 이외에도 방송 송출용 메인 카메라 2대와 위아래 설치된 모바일 카메라를 2대가 더 설치돼 있었다. 

스포츠 코칭 스튜디오에서는 기본적으로 5세대(5G) 통신망을 쓰고 있다. KT 기술 담당자는 "스튜디오 안에 설치된 카메라는 고가의 '카메라'가 아닌 '스마트폰' 기반으로, 단가를 낮추기 위해 '아이폰SE2' 기종을 쓰고 있다"며 "스마트폰에 보조렌즈를 붙여서 화각을 넓힌게 특징"이라고 밝혔다. 

(위) 3차원 관절 정보를 적용한 화면에 판서한 모습. (아래) 크로마키 기능으로 비대면 스튜디오 배경 화면을 바꾼 모습. /사진=김경영 기자
(위) 3차원 관절 정보를 적용한 화면에 판서한 모습. (아래) 크로마키 기능으로 비대면 스튜디오 배경 화면을 바꾼 모습. /사진=김경영 기자

이곳에서 스포츠 콘텐츠를 촬영한 강사는 고가의 장비 없이도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 및 녹화방송 형태로 송출할 수 있다. 스튜디오 안에 스마트폰에 기반을 둔 무선 촬영 시스템과 실시간 영상분석 키오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촬영장비나 편집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특히 강사는 수강생들에게 추가 설명이 필요한 고난이도 동작이나, 필요한 영상 부분만 이곳에서 직접 편집할 수도 있다. 크로마키 기능으로 배경을 변경할 수가 있고, 강조하고 싶은 자세에 판서를 할 수 있는 기능 등을 활용하면 콘텐츠의 퀄리티가 훨씬 좋아진다. 기자가 실제로 해본 소감은 한마디로 '인강 강사'가 된 것 같았다.

이곳에 와보기 전까지는 동작을 직접 배워야 하는 운동의 특성상 비대면 강의에 한계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210도 각도에서 운동 자세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  어려운 자세는 천천히 돌려볼 수도 있다는 점 등을 잘 활용하면 다대다 오프라인 트레이닝보다 섬세한 운동 효과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XR 매트릭스뷰, 3차원 관절 정보..."KT 자체 기술"

이 스튜디오에서는 KT만의 독창적인 기술 2가지를 만나볼 수 있었다. 바로 'XR 매트릭스뷰' 기술을 활용해 운동을 하는 모습이나, 여러 카메라들 간에 이질감 없이 '3차원 관절 정보(조인트)'를 추가로 입히는 기술이다. 매트릭스뷰 기술이란 무선 단말 상에서 싱크(화면 끊김을 최소화하는 호환 기능)를 맞춰 촬영하는 기술을 말한다.

KT 관계자는 "서로 다른 각도에서 찍은 19개 카메라를 하나의 영상으로 합쳐서 동시에 돌려보면 잦은 화면 끊김 현상이나, 이질감이 생기기 쉽다"며 "KT는 여러 카메라들 간에 이질감 없이 조인트를 증강시키는 기술을 사용해, 조인트를 빠르게 뽑아내서 19개 뷰에서 똑같이 흔들림 없는 3차원 바디 조인트를 뽑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스포츠 스튜디오에서 요가 강사가 수강생에게 요가 자세 중 '선활자세'에 대한 수업을 하는 모습. /사진=KT 제공
비대면 스포츠 스튜디오에서 요가 강사가 수강생에게 요가 자세 중 '선활자세'에 대한 수업을 하는 모습. /사진=KT 제공

우선 KT는 서울 강북구 미아, 경기도 부천, 하남 지사에 전용 스튜디오를 구축한다. 스튜디오 사용료는 유료지만,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콘텐츠를 통한 코칭 가격은 강사가 직접 책정할 수 있다. KT는 6개월 간의 시범 서비스 기간을 거친 후,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서비스 안정화와 기능 강화, 가격 책정 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아울러 1명의 강사가 여럿을 대상으로 강의할 수 있는 기능과 모바일 서비스도 빠른 시일 내에 출시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이밖에 KT는 네이버와도 협업해 더 많은 사람들이 비대면 스튜디오를 손쉽게 예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배기동 KT 엔터프라이즈부문 공간/영상DX사업담당(상무)은 "비대면 스튜디오 구축을 계기로 올해부터 다양한 비대면 실감미디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비대면 스포츠 코칭 스튜디오를 통해 실내 체육업체의 빠른 디지털 전환(DX)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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