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2018년의 데자뷔가 연출되고 있다. 토종 가상자산, 이른바 김치코인의 침몰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특히 실서비스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치코인의 경우, 더 빠르게 투심이 무너지는 모습이다.
22일 가상자산 거래업계에 따르면 최근 석달새 10분의1 수준으로 급락한 김치코인이 20여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의료 블록체인으로 각광을 받았던 메디블록의 경우, 지난 4월만해도 개당 400원선을 넘봤지만 지금은 30원대로 급락한 상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세 급락 뿐만 아니라 야심차게 꺼낸 메디패스 또한 반응이 신통치 않은 탓이다. 실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5월 메디패스 이용자는 2만명 수준(iOS+안드로이드)에 불과하다. 한달전과 비교하면 10% 가량 오히려 이용자가 빠진 것.
잇따른 '모럴 해저드'로 투자자들의 뭇매를 맞으며 업비트에서 퇴출이 확정된 피카와 픽셀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5월만해도 개당 130원대에 거래되던 픽셀은 거래량까지 감소해 개당 9원에 거래되고 있고, 개당 200원대에 거래되던 피카 또한 개당 10원대로 급락했다.
피카의 경우 업비트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폭로전이 잇따르고 있고, 픽셀 또한 기반 서비스인 배틀코믹스의 이용률이 급락해 향후 상황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배틀코믹스 애플리케이션(앱)의 5월 순이용자(iOS+안드로이드)는 4000여명 규모로 사실상 시장에서 사장됐다. PC 웹사이트 또한 신작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1년전 올드 웹툰으로 서비스를 영위 중이다.
대기업들이 힘을 싣어준 김치코인들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카카오 클레이튼의 파트너사인 썸씽과 최근 카카오게임즈로부터 인수된 보라 또한 고점대비 10분의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도도포인트로 유명한 캐리프로토콜 또한 개당 5원대에 머물며 4월 고점대비 10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관련업계에선 카카오 클레이를 향한 세무당국의 집중조사와 업비트를 비롯한 가상자산 거래소의 '코인 솎아내기'가 시장 전반의 수급 확보에 어려움을 준 것으로 해석한다. 문제는 대기업의 외면을 받은 중소 김치코인 발행사의 경우, 반등 모멘텀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거래량이 수십억원에 그치고 있는 김치코인도 적지 않아, 2차 상장폐지가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비트가 픽셀-피카 사례를 수면 위로 올려 코인 발행사의 자사코인 매수, 매도도 쉽지 않은 분위기"라며 "현재 거래소 뿐만 아니라 코인 발행사들의 보안인증(ISMS) 심사도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과감한 마케팅 및 수급 확보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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