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이 글로벌 29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이 글로벌 29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의 북미·유럽 게임시장 진출 선봉장으로 나선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의 어깨가 무겁다.

리니지2M은 경쟁사 대비 저조한 엔씨소프트의 해외 매출 비율을 끌어 올림과 동시에 신작 '리니지W'의 북미·유럽 출시를 앞두고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서구권에 각인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즉 리니지2M이 리니지W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북미유럽 진출하는 리니지2M...매출 지역 다각화 임무

2일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29개국에서 리니지2M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 중 북미·유럽 시장 진출은 리니지2M이 처음이다. 출시 국가는 북미·서유럽 19개국(미국, 캐나다, 독일, 영국, 브라질 등)과 러시아·동유럽 10개국(우크라이나, 폴란드, 그리스, 오스트리아 등)이다. 모든 이용자는 모바일과 엔씨소프트 크로스 플레이 서비스 '퍼플(PURPLE)'로 리니지2M을 즐길 수 있다.

리니지2M을 플레이하고 있는 러시아 유튜버 'FocusDeath' / 사진=FocusDeath 유튜브 채널
리니지2M을 플레이하고 있는 러시아 유튜버 'FocusDeath' / 사진=FocusDeath 유튜브 채널

리니지2M은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진출 숙원을 풀고 매출원을 다각화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특히 게임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북미와 유럽 게임시장에서의 성공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오랜 숙원이다. 지난 2011년 초 엔씨소프트는 PC 리니지를 북미 지역에 선보였지만 흥행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후 엔씨소프트가 북미법인을 운영한 것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사례를 쓰길 바란 김 대표의 의지가 컸다. 

이처럼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목을 매는 이유는 엔씨소프트의 해외 매출 비중이 '빅3'로 불리는 경쟁사인 넥슨과 넷마블에 비해 상당히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2조4162억원으로 이중 해외매출은 16.6%인 4032억원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매출을 국내에서 올리고 있는 것. 올 1분기 해외매출은 전체 매출 5124억원의 18.6%인 95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넥슨의 해외매출 비중은은 40%대, 넷마블은 70%대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 지역별 매출구성 /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지역별 매출구성 / 사진=엔씨소프트

그나마 2분기와 3분기에는 대만과 일본에서 리니지2M이 선전하면서 해외매출 비중이 20%대로 확대됐지만 지난 2분기와 3분기 북미·유럽 매출은 각각 전체 매출의 4.49%(242억원), 5.49%(275억원)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국내 매출 의존도가 높고, 글로벌 시장 진출이 다른 대형 게임사에 비해 더디다는 점은 꾸준히 엔씨소프트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북미·유럽 출시 앞두고 있는 리니지W...리니지2M이 마중물 돼야

리니지2M는 서구권에 리니지 IP를 각인시키는 마중물 역할 또한 해내야 한다. 엔씨소프트가 글로벌을 타깃으로 출시한 리니지W가 북미·유럽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리니지2M으로 리니지 IP 인지도를 높이고, 리니지W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구권 게이머들이 한국의 페이 투 윈(P2W) 형식의 MMORPG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스토리가 탄탄한 콘솔 게임이나 방대한 세계관을 탐험하는 게임에 더 익숙한 것. 리니지 IP는 국내와 아시아권을 제패하고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지만, 서구권에선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나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보다 인지도가 떨어진다.

리니지W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리니지W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이에 게임업계에서도 리니지2M가 리니지W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있다. 한국에서 서비스하면서 완성도가 높아진 리니지2M을 북미·유럽시장에 척후병으로 보내겠다는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과 교수는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이 리니지W의 마중물 역할을 하길 바랄 것"이라며 "리니지W는 출시 초기라 보완할 것이 많지만, 리니지2M은 나름대로 국내에서 검증됐기 떄문에 이를 통해 서구권 게임시장을 먼저 두드려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를 리니지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말한 만큼 진검승부는 리니지W로 볼 것"이라며 "만약 리니지W에 플레이 투 언(P2E)을 탑재한다면 서구권 게이머들의 거부감 역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일 현재 리니지2M은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2위 ▲대만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5위 ▲홍콩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8위를 기록하고 있다. 리니지2M이 아시아권의 성공을 서구권에서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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