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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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는 정보기술(IT)을 통한 체질 혁신을 이룬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고유의 아날로그 감성에 최첨단 IT 기술을 더해 커피의 맛, 인테리어, 서비스 등 우리가 기억하는 '스타벅스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스타벅스는 이를 '경험'이라고 말한다. 언제(Anytime), 어디서(Anywhere), 어느 장치(Anydevice)를 통해서든 스타벅스를 끊임없게(Seamless) 경험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스타벅스의 진화를 '테크M'이 분석해봤다. 


커피도 기술이다

스타벅스는 '호불호'가 적은 커피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타벅스는 커피 맛에 대해 부정적인 평을 내리는 사람이 적기로 정평이 났다. 스타벅스가 '호감형'의 커피 맛을 구현하는 비밀은 바로 기술에 있다. 스타벅스의 바리스타는 수온, 압력, 물의 양, 원두 추출시간 등을 지켜보며 커피를 만들어낸다. 마스트레나(스타벅스 매장 안 커피머신)는 바리스타가 매시간 고품질의 음료를 만들 수 있게 지원한다.

2022년도 스타벅스 코리아 커피대사로 선발된 서우람 바리스타와 양정은 바리스타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2022년도 스타벅스 코리아 커피대사로 선발된 서우람 바리스타와 양정은 바리스타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마스트레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연결돼있어 중앙에서 이를 관찰, 예측하고 기기의 고장, 진단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 모든 매장에서 기기에 대한 정보를 받아 일정한 품질 유지를 실행할 수 있는 배경이다. 커피 만드는 과정에서 압력, 물의 양, 온도, 원두 종류 등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 클라우드를 통해 자동으로 레시피도 업데이트 한다. 또 인공지능(AI) 기술 딥브루(Deep Brew)를 통해 보유한 수많은 데이터를 정리·분석하는데, 개인의 취향, 기호, 날씨, 시간을 바탕으로 맞춤형 메뉴를 추천할 수도 있다.

커피 맛의 핵심인 원두 역시 기술로 관리한다. 빈투컵(Bean to Cup)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원두 생산지에서 매장까지의 이력을 관리하고 투명하게 공개한다. 커피를 주문한 고객들은 제품 내 사용된 원두가 어디서 생산되고 로스팅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커피를 생산한 농부들은 자신들의 원두가 어디로 유통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유통 관리 덕분에 좋은 원두를 확보할 수 있는 것. 전세계 3만곳 이상의 매장에서 똑같은 맛의 고품질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이유다.


경험을 제공한다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는 커피에 공간과 경험까지 더해질 때 완성된다. 스타벅스는 주문, 결제, 리워드, 개인화라는 '디지털 플라이휠(Digital Flywheel)' 전략을 통해 고객들에게 편리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만들어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간편결제, 로얄티 프로그램, 개인화 경험 및 충성도 증가로 이어지는 챗바퀴(휠)를 돌리겠다는 것. 구매절차를 최대한 단순화해 고객을 쉽게 끌어들이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 중구 퇴계로 100, 스테이트타워 남산 빌딩 1층에 스타벅스 '별다방' /사진=신세계 뉴스룸
 서울 중구 퇴계로 100, 스테이트타워 남산 빌딩 1층에 스타벅스 '별다방' /사진=신세계 뉴스룸

고객은 스타벅스앱 안에서 구매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결 짓는다. 스타벅스의 간편결제는 손가락 움직임 한 번이면 주문이 가능하다. 극대화된 결제편의성 덕분에 스타벅스앱에는 2020년 기준으로 예치금 규모만 20억 달러(약 2조원) 정도가 쌓였다. 거래 횟수별로 등급을 나눠 차등적인 혜택을 주는 로얄티 프로그램은 스타벅스앱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쓰면 쓸수록 늘어나는 혜택을 경험할 수 있는 탓이다. 나만을 위한 맞춤 혜택은 '특별하다'는 생각으로 연결되고, 이는 곧 스타벅스를 더욱 자주 방문하게 만든다.

고객 취향을 저격하기 위한 스타벅스의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스타벅스 입지분석 플랫폼 '아틀라스'는 주변의 상권, 경제력, 인구이동, 교통 등을 파악해서 스벅 매장의 입지가 적정한지를 데이터로 파악한다. 아틀라스는 초기 매장 위치 선정과 더불어 이벤트, 마케팅 등에서 참고지표로 활용하기도 한다. 데이터로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락인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혁신은 이어진다

스타벅스는 블록체인으로 원두를, 사물 인터넷과 클라우드로 품질을, 아틀라스로 매장을 관리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에 성공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위에서 아래로(Top Down) 흘러왔던 스타벅스의 혁신은 이제 그 물길을 바꾸고 있다. 아래에서 위로(Bottom Up). 전세계 각국의 매장은 저마다 차별적인 혁신 서비스를 내놓으며 스타벅스의 거대한 DX 물줄기에 저마다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한국은 스타벅스의 디지털 혁신의 새로운 줄기로 자리하고 있다. 한국만의 IT 혁신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는 것. 한국에서 개발된 사이렌 오더가 미국으로 수출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 2014년에 개발된 이 서비스는 매장을 방문하기 전 스마트폰을 통해 미리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는 선주문 시스템으로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서비스 론칭 이후 누적 주문수가 2억건을 넘어설 정도다.

지난 2018년에는 고객 차량 정보를 연동해 별도의 결제 수단 제시 없이 사전에 등록된 스타벅스 카드로 자동으로 결제하는 마이 디티 패스(My DT Pass)를 전세계 스타벅스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 이용 시 별도의 결제수단을 제시하지 않아도 자동 결제를 통해 주문한 메뉴를 받아 출차가 가능하다. 차량 이용 고객 10명 중 4명이 이용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는 후문이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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