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미닛
그래픽=디미닛

스타벅스가 '프리퀀시 적립 행사'에 힘입어 지난달 앱(애플리케이션) 월간사용자수(MAU)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밑바탕에는 경쟁력 있는 기획상품(MD)을 바탕으로 충성고객을 모객하는 남다른 전략이 깔려있다. 이에 스타벅스가 커피 브랜드를 넘어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프리퀀시 행사 열리자 북적이는 스타벅스

8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스타벅스 앱 MAU(안드로이드+iOS)는 57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타벅스는 한 달만에 13만명 가량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식음료 업종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 유입이 이뤄졌다.

이는 '프리퀀시 적립 행사'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 프리퀀시 행사는 2003년부터 진행돼 19년째 이어오고 있는 고객 사은행사다. 프리퀀시는 스타벅스 음료 구매 시 적립해주는 일종의 스티커다. 약 9주간의 행사기간 동안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한 17잔의 음료를 구매한 고객은 프리퀀시를 사은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연말 프리퀀시 적립 행사가 시작된 이후로 스타벅스 활성 이용자수는 순증하고 있다. 행사 시작(10월28일) 직후, 스타벅스의 주간이용자수(WAU)는 310만명을 기록했다. 직전 주(264만명)와 비교하면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5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 유입이 있었다. 이후에도 이용자 유입이 누적되면서 역대 최고 MAU 기록 달성이라는 성과도 냈다.

프리퀀시는 스타벅스 고객 마케팅의 꽃으로 불린다.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한정판 굿즈에 열광하는 충성고객이 많은 탓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타벅스 프리퀀시 교환·거래글이 연일 수백 개씩 올라오고 있다. 프리퀀시 적립으로 받을 수 있는 굿즈를 리셀(재판매)하는 사람들도 속출해 '스벅테크(스타벅스+재테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을 정도다.

프리퀀시 적립 행사가 성행하자 스타벅스 실적을 향한 시장의 기대감도 날로 커지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스타벅스코리아의 영업이익은 900억원이 넘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올 3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 증가한 626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8% 오른 86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래픽=디미닛
그래픽=디미닛

 


'굿즈'로 커머스 플랫폼 맹추격 하는 스타벅스

'굿즈'를 향한 높은 고객 충성도를 바탕으로 스타벅스는 커머스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프리퀀시 사은품 외에도 자체 MD 상품을 출시, 앱을 통해 상시 판매하고 있다. 취급 상품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텀블러, 보온병, 컵, 커피용품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도 있다. 이 곳에서는 백팩, 만년필, 파우치, 노트 등 일상용품을 판다. 8월부터는 '배송하기' 서비스도 시작했다. 스타벅스 앱을 통해 MD 상품을 구매·선물하면 배송까지 해준다.

스타벅스 '선물하기' 서비스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으로 모바일 교환권을 주고받는 선물하기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거래액 기준으로 지난해 선물하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2% 성장한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스타벅스는 식음료 쿠폰뿐만 아니라 MD,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기프트 카드' 등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에서 선물하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스타벅스 앱 안에서 구매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결 짓는 것도 특징이다. 스타벅스는 2018년 '현금 없는 매장'을 처음 선보이면서 카드 결제 규모를 키워 왔다. 선불로 돈을 충전하는 '사이렌 오더' 앱의 경우 일부 핀테크 업체와 견줄만한 수준으로 선불충전금을 확대했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선불충전금 규모는 1801억원으로, 토스(1214억원)와 네이버파이낸셜(689억원)보다 많다.

또 멤버십 서비스와 간편결제를 연계해 충성고객도 다수 확보했다. 선불식 충전카드인 스타벅스카드 사용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거래 횟수별로▲웰컴(Welcome) ▲그린(Green) ▲골드(Gold) 단계로 나누고, 차등적인 쿠폰 혜택을 준다. 멤버십 회원 수는 올해들어 700만명을 돌파했다. 시간당 평균 85명, 대한민국 인구 100명당 14명이 가입한 수준이다.

충성 고객을 바탕으로 스타벅스가 커머스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상 간편결제 1건당 구매 단가는 일반 결제 대비 20% 이상 크다"며 "특히, 선불충전 방식은 잔금 사용을 위해서라도 플랫폼을 다시 찾게끔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멤버십 서비스와 함께 헤택을 주는 방식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면 시너지가 극대화된다"고 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