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엔젤게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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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 '신의 탑'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RPG '신의 탑M: 위대한 여정'이 국내 양대마켓 매출 '톱10' 내에 안착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오래만에 등장한 웹툰 IP 기반 게임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향후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7년간 이어진 웹툰 게임 잔혹사

3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신의 탑M은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7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0위를 기록했다.

엔젤게임즈가 개발한 신의 탑M은 전세계 45억뷰를 기록한 국내 인기 웹툰 '신의 탑'의 스토리를 정교하게 재현한 모바일 RPG다. 사실 신의 탑M은 출시 전부터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유명 웹툰 신의 탑 IP에 대한 기대감과 지금까지 웹툰 IP를 사용한 게임 대부분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의 탑M이 이같은 우려를 떨쳐낸 건 원작을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새로운 콘텐츠로 추가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신의 탑M은 출시 일정까지 연기하며 게임성 향상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인기 드라마와 영화 원작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웹툰 IP는 유독 게임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2015년 출시된 '갓 오브 하이스쿨'이 흥행한 이후 약 7년 간 부진이 이어진 것. 갓 오브 하이스쿨 흥행 이후 '덴마', '마음의소리', '외모지상주의' 등 인기 웹툰의 게임화가 이어졌지만, 원작의 스토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운영 미숙 등의 한계를 드러내며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유명 웹툰 IP를 기반으로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는 '양날의 검'을 쥔 셈이다. 웹툰의 유명세로 초반 이용자를 수월하게 모을 수 있지만, 원작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바로 외면 받기 때문이다. 웹툰 기반 영화나 드라마가 팬들에게 비판 받는 지점과 유사하다.

단순하게 스토리나 캐릭터만 가져와선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그간 실패한 웹툰 IP 기반 게임들은 원작에 대한 이해 부족, 과도한 과금모델(BM), 낮은 게임성 등의 이유로 대부분 고배를 마셨다. 한국컴퓨터정보학회 논문집에 실린 '웹툰IP를 이용한 모바일게임의 성공 요인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웹툰 IP를 사용한 모바일 게임의 실패 요인들로 ▲원작의 의도 이해부족과 ▲과도한 유료결제 시스템을 꼽았다.


'신의 탑M'은 웹툰 IP 어떻게 사용했나

 

이런 실폐 사례를 따라가지 않기 위해 신의 탑M 개발사 엔젤게임즈는 원작의 스토리에 집중하면서도 새로운 콘텐츠를 더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게임 공개 이후 출시 일정까지 한차례 미루며 이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게임성 향상에 공을 들였다.

박지훈 엔젤게임즈 대표는 "신의 탑의 경우 10년 동안 연재된 작품이니 만큼, 최대한 게임에서 원작이 써 내려왔던 이야기와 감동을 다시 전달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웹툰의 감성을 엔젤게임즈답게 잘 전달할 수 있는 2D 캐릭터를 선택하면서도 3D 배경과 3D 대형 보스 몬스터로 모험의 스케일을 키우는 한편, 여러 동료들과 함께 플레이 할 수 있는 멀티 컨텐츠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박지훈 엔젤게임즈 대표 / 사진=엔젤게임즈 제공
박지훈 엔젤게임즈 대표 / 사진=엔젤게임즈 제공

엔젤게임스는 게임 스토리와 세계관 구성을 위해 신의 탑 원작자 'SIU(시우)' 작가와 직접 논의를 하고 검수를 받았다. 작가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게임적으로 필요한 부분들만 변경했다는 설명이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트랜스 미디어 시도는 이전부터 많았지만 성공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팬덤의 니즈를 정확히 반영하는 것이 쉽지 않아 성공 확률이 10~20% 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런 작품들이 성공하기 위해선 원작자와의 소통이 필수로 검수와 피드백이 많이 할 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며 "세계관만 잘 구성되도 안 되고 게임성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