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두나무 대표/캐리커쳐=디미닛
이석우 두나무 대표/캐리커쳐=디미닛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거래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자,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또한 기업가치가 크게 빠지는 모습이다. 비상장인 탓에 구주 거래로 정확한 기업가치를 판단하긴 이르지만, 과거 30조원을 호가하던 때와는 분명 달라진 분위기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두나무의 총발행주식수 대비, 주당 추정거래가는 약 28만원으로 추정시가총액은 약 9.7조원대로 추산된다. 실제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 비상장주 거래플랫폼에선 주당 27만원대까지 매물이 등장한 상태다. 

지난해 두나무는 하반기 구주 거래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17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았지만 올들어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화하며 기대감이 점차 낮아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미국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시가총액이 15조원까지 밀리면서 미국에서도 코인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기술투자 등 일부 구주 소유자들이 내놓은 매물 시세 또한 높게 잡혀 새 주인찾기가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귀뜸했다.  

사실 지난해 11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가 두나무 지분 2.5%를 매입했을 당시, 업계 추산 기업가치는 약 20조원에 달했다. 일부 비상장주 거래시장에선 추정 몸값을 50조원까지 끌어올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미국 성장주 조정이 본격화되고, 국내외 코인 거래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탓에 비상장주 최강자 지위가 크게 흔들리는 양상이다. 

다만 NFT 등 미래사업 가치가 재조명을 받고 있고, 이미 금융지주사로서 가능성을 갖춰 비상장 거래시장에 크게 의미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압도적 1위 사업자인데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3.3조원에 달해 IPO 필요성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재무적 투자자(FI)인 두나무의 기존 주주들의 경우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원하지만, 창업멤버의 지분이 여전히 압도적인 덕에 떠밀려 IPO를 진행할 이유도 없다. 

투자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두나무는 내외부 모두 자금조달 필요성이 크지 않아, 국내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하며 시장 분위기를 관망할 것으로 본다"면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사라질 가능성이 커 오히려 현상황을 투자 기회로 삼는 투자사가 등장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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