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라인'들이 개인전에서 쭉쭉 치고 나갈 때, 아마도 배성빈은 초조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팀전에서는 이보다 더 잘할 수 없는 활약을 펼치지만 유독 개인전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죠.
특히 '01라인' 라이벌이었던 이재혁이 벌써 4번의 개인전 우승을 일궈냈고 박현수, 송용준 등도 입상에 성공했습니다. 올라갈 듯, 말 듯 뭐가 잘 풀리지 않는 배성빈과는 다르게 말입니다.
2022 신한은행 헤이영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2에서 배성빈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블레이즈가 2연속 우승을 달성한 상황이기에, 이제는 개인전에 욕심을 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막전에 나선 블레이즈는 아마추어팀을 상대로 퍼펙트 승리를 따내며 여전히 강한 면모를 드러냈습니다. 배성빈 역시 스피드전과 아이템전을 넘나들며 맹활약했죠.
그리고 개인전에서 배성빈은 디펜딩 챔피언 김다원을 비롯해 유영혁, 정승하 등 강한 선수들을 제치고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습니다.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멋쩍게 웃었습니다.
"아무래도 지난 시즌 우승자와 한조에 있다 보니 1위는 예상하지 못했고 3위 정도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렇게 1위로 16강에 진출하고 나니 정말 기분이 좋네요."
사실 일찌감치 40점을 달성했기에, 더 빨리 경기를 끝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배성빈은 막판 실수가 겹치면서 세경기나 더 해야했습니다. 아마도 그때문에 긴장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5위만 해도 경기가 끝나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사람 욕심이라는게 1위로 달리고 있는 선수가 눈앞에 보이다보니 순위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1위를 하고자 하는 마음에 인코스를 파고 든 것이 사고를 유발했죠. 그때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고 마지막 트랙에 임했습니다. 욕심을 버려야 할 것 같아요(웃음)."
이번 개인전 32강 A조 경기에서 배성빈은 8명 가운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44%의 팬들이 배성빈의 1위를 예상했죠. 내심 배성빈은 승부예측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뿌듯한 모양이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승부예측 1위를 했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그분들께 선물도 할 수 있고 정말 기분 좋네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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