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여의도의 답답한 시중은행 이미지를 벗고 빠르게 금융 빅테크로 변모하고 있어 주목된다. 모비일 원앱 전략으로 상당한 수준의 트래픽을 확보한 데 이어, 이젠 Z세대를 위한 콘텐츠 사업까지 뛰어든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금융플랫폼 '리브 Next'에 금융을 소재로 한 로맨스 웹소설 서비스를 오픈했다고 26일 밝혔다. KB국민은행은 2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MZ세대 대상 경제 미디어 어피티(UPPITY)와 콘텐츠 기획 업무 협약을 체결, 리브 Next에 Z세대 대상 금융로맨스 웹소설 '우리는 오해하는 사이'를 선보인다. 웹소설은 매주 화요일 연재되며, 리브 Next 회원이면 누구나 앱을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오해하는 사이'는 평범한 열여덟 살 여주인공이 좋아하는 남학생의 경제적 비밀을 알게 되면서 한 번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금융이라는 세계에 발을 내딛는 이야기이다. 어려운 금융 개념이 아닌 리셀, 중고거래, 아르바이트 등 Z세대의 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이야기에 담아 공감대를 형성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용자들에게 금융은 어렵고 딱딱하다는 관념을 깨고 새롭고 재미있는 금융 교육을 제공하겠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익하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기획해 Z세대의 금융 독립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혔다.
사살 KB국민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KB스타뱅킹으로 핀테크 역량을 총결집, 최근 모바일 역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여타의 금융지주 모두 모바일 역량을 한데 모으고 있지만, 저마다 큰 과실을 얻지 못한 가운데, KB스타뱅킹 나홀로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이젠 주요 인터넷전문은행과도 승부를 볼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다.
실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KB스타뱅킹의 월간순이용자는 1150만명으로 올초대비 무려 100만명 가량 급증했다. 토스(1417만명), 카카오뱅크(1315만명)와 직접 대결이 가능한 모바일 뱅킹 사업자로 자리매김한 것.
특히 한동안 늘어났던 개별금융 서비스의 모바일 앱전략을 과감히 포기, KB스타뱅킹으로 역량이 집중되며 논란이 일었던 접속장애 등의 문제도 사라진지 오래다. 이체부터 환전, 자산관리까지 금융의 모든 것을 하나의 앱에 총결집하는 이른바 '토스'의 원앱 전략을 벤치마킹하며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KB스타뱅킹은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모바일앱의 이용자 환경을 크게 개선, 기존 인터넷 빅테크와의 서비스 격차를 줄여냈다. 대표적으로 휴면예금-보험금 찾기 등 주로 인터넷 전문은행이 내놨던 콘텐츠도 속속 탑재했다. 비대면 금융상품도 인터넷 전문은행에 뒤지지 않는다. 덕분에 이용자 비중 또한 2030세대가 전체의 60%에 달할 정도다.
여기에 최근 경쟁서비스로 꼽혔던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 삼성금융 4사의 '모니모'가 개인정보 유출로 홍역을 치르며 기존 금융사들의 모바일 활성화 경쟁전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모니모의 월간순이용자 규모는 149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반대로 KB스타뱅킹은 지난해 리뉴얼을 통해 보안을 대폭 강화 불법스팸 차단기능까지 추가하며 차별화에 공을 들여왔다.
대출 이용자에게 앱다운로드를 강권할 정도로 모바일 이용자 확보에 혈안이 됐던 우리은행의 원뱅킹 또한 1년전과 비교해 이용자(6월 기준 632만명) 추이가 큰 변화가 없다. 사실상 KB국민은행이 유일하게 빅테크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 보호 및 정보 접근 편의성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